김 대표는 “극장과 OTT가 상생할 수 있는 해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홀드백’ 기간이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홀드백을 지켜 일차적으로 극장에 영화들이 원활히 상영될 수 있게 하고, OTT 역시 적극 투자를 통해 자체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을 강화한다면 충분한 상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홀드백 기간에 대한 절대적 기준은 없다. 영화의 제작 규모와 흥행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OTT 위주의 시청패턴이 정착하기 전까지 홀드백은 통상 10주 정도 보장됐으나, 팬데믹 이후 극장 관람 행태가 위축되자 그 기간이 대폭 축소됐다. 2023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3’나 ‘서울의 봄’처럼 크게 흥행한 작품들은 두 달 이상 극장에 상영되는 분위기이지만, 그렇지 못한 영화들은 오지 않는 관객들을 기다리다 4주 만에 안방극장 수순을 밟는 게 일상이 됐다. 웬만한 영화들을 한 달만 기다리면 구독 중인 OTT로 무료 시청할 수 있는 만큼 홀드백의 파괴가 극장에서 돈을 주고 영화를 보는 행위를 점점 더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는 하소연도 들려온다. 업계 내에서 ‘홀드백 법제화’를 향한 열망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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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높아진 대중의 안목과 기대에 부합할 수 있는 극장 영화를 만들기 위한 제작자들의 노력 역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기술적으로 ‘극장에 더 적합한 영화’라는 건 없다. 요즘은 OTT에도 기술적으로 뛰어난 영화가 많다”며 “결국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대작인지 저예산 영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개봉날짜를 정하는데 성수기, 비성수기를 고려하던 관행도 무의미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한 해 영화의 개봉 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성수기, 비성수기를 고민할 필요가 사라졌고, 가뜩이나 열악해진 극장 환경에 영화들이 특정 시즌에 몰려 포화상태에 개봉한다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