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가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 진출 초읽기에 나섰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며 가격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국내 중저가 전기차 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이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묘책으로 저마다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나서면서 향후 중국산 자동차와의 가격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 지난해 9월 5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 전시된 BYD 차량. (사진=BY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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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연내 국내 시장에 전기차 승용차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YD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전기 승용차 판매 여부를 꾸준히 검토 중”이라며 “다만 아직 출시 모델이나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BYD의 한국 전기 승용차 시장 진출은 ‘글로벌 확장’을 예고한 전략과 맞닿아있다. BYD는 지난해 자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주요 완성차 시장까지 일제히 전기 승용차를 선보이며 시장을 넓힌바 있다. 이에 따라 BYD는 지난해 334.2% 늘어난 24만2765대의 차를 수출했고, 수출국도 70여곳으로 늘어난 바 있다.
현재 BYD는 국내에서 상용 전기차만 판매하고 있다. 1톤 전기 트럭 ‘T4K’와 전기버스 ‘eBus9’ 등이다. 상용차로 국내에 첫 발을 뗀 BYD는 이를 기반으로 라인업 확대를 구상 중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BYD 신차 등록 대수는 총 652대로 전년(90대) 대비 624.4% 늘었다.
실제로 BYD는 가까운 시일 내 전기 승용차를 출시하겠다는 의사도 꾸준히 밝혀 왔다. 지난 2022년 서울 중심가로 사무실을 옮긴 데 이어 지난해에는 당사 전기차 브랜드 씰(Seal)과 돌핀(Dolphin), 아토(Atto) 등의 상표를 국내에 등록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진출 채비에 나선 상태다.
| BYD가 일본 출시를 앞둔 씰(SEAL)을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서 공개했다. (사진=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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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완성차 시장에 중국 ‘1위’ 전기 승용차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중저가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주춤한 한국 전기차 시장 분위기에 국내 완성차와 볼보 등 수입차 브랜드는 일제히 중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놨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BYD 전기차 강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BYD의 핵심 모델 중 하나인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아토’(ATTO)는 중국에서 13만9800위안에 판매 중이다. 우리나라 돈으로는 2590만원 수준이다. 판매가가 높은 유럽의 경우 3만7990~3만9990유로(한화 5543만~5835만원)로 국내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들어온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제조사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기아와 르노코리아 등이 중저가 전기차 출시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세운 계획과 정면에서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기아는 올 상반기 전기 SUV ‘EV3’를, 하반기 전기 세단 ‘EV4’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판매가가 3만5000~5만달러(한화 4546만원~6495만원) 수준인 만큼 BYD의 경쟁 차종 범주에 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주춤하면서 상대적으로 (차급이) 작고 낮은 가격대의 차를 국내 브랜드도 많이 내놓을 전망”이라며 “‘가성비’ 좋은 중국 브랜드가 등장하면 경쟁은 치열해질 수 있을 테지만,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국산 전기차의 선전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