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와 속옷 잃어버려”…‘하의실종男’ 신고한 여성, 경찰 대응은

새벽 대로변서 길 가던 여성 쫓아가 신체부위 노출
공연음란죄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대로변서 성범죄는 일어나지 않아” 황당 대응
  • 등록 2023-09-29 오전 9:23:27

    수정 2023-09-29 오전 9:23:27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자신을 쫓아온 하의실종 남성을 신고한 여성에게 경찰이 “대로변에서는 성범죄 안 일어난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해 논란이 일고있다.

(사진=JTBC 캡처)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은 건널목에서 바지를 벗고 돌아다니는 남성의 모습을 포착한 시청자의 제보 사진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2시, 경기도 안양에서 한 여성이 하의를 입지 않고 신체 부위를 노출해 활보한 남성을 맞닥뜨렸다.

이 여성은 일단 시선을 주지 않고 지나친 다음에 거리가 좀 벌어졌다 싶을 때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러나 여성이 걷는 방향과 반대쪽으로 가던 이 남성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여성을 쫓아오기 시작했다.

당시 늦은 시간이라 길에는 차량과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던 상황이라서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이 여성은 전했다

다행히도 길 가던 행인 딱 한 명이 있어서 도움을 청할 수 있었고, 이 행인은 경찰이 올 때까지 여성과 함께 기다려줬다.

그 동안에도 이 남성은 계속해서 여성 주변을 배회했다. 곧 경찰이 도착했고 해당 남성은 공연음란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두려움에 떨던 여성을 도운 행인은 경찰에게 이 여성을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그럼요”라고 대답했지만 진술서만 받고 이 여성을 그냥 보냈다.

또 경찰은 신고한 여성에게 “성범죄는 이런 대로변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박지훈 변호사는 “경찰이 이러면 안 된다. 성범죄는 대로변을 구별하지 않는다”며 “공연음란죄가 성립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대로변에서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니 어이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공포에 떨고 있는 여성에게 어떻게 저런 말을 경찰이 하는 걸까” 라는 등 경찰의 대응을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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