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엑시트 압박·신규 투자 한계…한파 뚫고 던지는 IPO도전장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범LG 계열의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3월 중 코스닥시장 입성을 목표로 IPO를 절차를 밟는다. 수요예측 진행 후 상장에 성공할 경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022억원에서 1184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LB인베스트먼트 외에도 이달 중 통신용 반도체 설계 기업 자람테크놀로지, 바이오의약품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바이오인프라,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소재 전문기업 나노팀 등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출사표를 내는 종목들은 대체로 예상 시가총액 1000억 안팎의 중소형 규모가 대부분이다. 증시 한파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극히 제한적이기에 대어급 종목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중소형사들은 눈높이를 낮춰 증시 문턱 넘기를 노려보는 양상이다.
혹한기에 상장 강행이 쉬울리 없건만, 증시 입성을 위해 덤비는 사정은 제각각이다.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약속한 상장 기한이 임박했거나, 오래 발이 묶여 있던 투자자의 자금회수 창구를 열어줘야 할 때가 도래한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일부의 경우 신규 투자 유치가 막히면서 상장 외에 마땅히 필요한 자금을 끌어올 수단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시기를 조율하는 눈치게임도 치열하다. 수요예측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다른 회사와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고, 시장 반응을 가늠해 상장을 철회했다가 한 두 달 사이 재추진하는 사례도 잇따르는 모양새다. 자람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중 두 차례나 상장을 철회했다가 이달 들어 몸값을 더 낮춰 세 번째 추진에 나섰다. 지난해에 목표했던 시가총액은 1287억~1601억원이었으나, 올해 992억~1239억원 수준으로 재추진한다.
바이오인프라의 경우도 지난해 11월 상장을 철회했다가 지난 19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재도전한 상태다. 지난해 목표 시가총액은 1186억~1341억원 사이였으나, 이번 모집에서는 863억~1007억원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수는 코스피 4개사, 코스닥 66개사로 총 70개사로 집계됐다. 총 공모 규모는 16조1000억원을 기록했지만, 12조원대였던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사실상 3조4000억원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올해 IPO시장 활기는 상반기 중 오아시스의 성패 여부, 상장 도전이 기대되는 대형사들의 행보가 좌우할 전망이다. 올해 상장을 기대해볼 만한 기업 중에서는 오아시스를 포함해 카카오엔터, CJ올리브영, SSG닷컴, 11번가, 야나두, SK에코플랜트, LG CNS등이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반적인 공모확정가 약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공모 시장 자체의 화려한 부활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조정을 충분히 받았다고 판단하는 수익률 측면에서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는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증시 전반적인 반등세가 예상되는 하반기는 공격적인 공모 참여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