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의 금리차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기업이 경기 침체를 소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차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데 3개월 이상 역전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10년물과 2년물의 경우 78.5bp(1bp=0/01%포인트) 격차로 지난 1981년 10월 이후 최대치”라며 “이달 역전된 10년물, 3개월물 갭은 52.8bp로 확대됐다”고 짚었다.
경기침체 없는 긴축을 자신했던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내부 연구진 의견이 확인된 바 있다.
경기와 수요보다는 전쟁과 공급이슈를 민감하게 반영했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결정에도 불구하고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11.2% 하락했다.
아직까지 미국 증시의 의미있는 반전을 기대할 만한 지표는 없다. 민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세 번의 경기 침체 구간 동안 미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은 평균 36주간 28.8% 하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현재는 지난 7월을 고점으로 18주간 4.4% 하향 조정된 것에 불과하며 하향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의 4분기 주당순이익 증감률 추정치는 2.1% 하락으로 역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이익사이클 저점이 될 것으로 보이나 최근 내년 2분기 추정치도 0.9% 증가 수준으로 하향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민 연구원은 “긍정적인 변화는 3분기 어닝콜에서 경기침체를 언급한 기업의 수가 감소했다는 점”이라면서 “헬스케어를 제외한 전 섹터에서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