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카드사용 급감 속 온라인결제 늘어

2월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 28조
오프라인 사용 줄고 온라인 사용 늘어
  • 등록 2020-03-02 오전 6:01:37

    수정 2020-03-02 오전 6:01:37

[이데일리 김범준 김인경 기자] ‘코로나19’ 국내 감염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반 토막 났다.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앱 등을 통한 온라인 결제는 늘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소비 침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카드사 8곳의 2월(1∼23일)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8조2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한 달간 승인된 금액 51조3364억원보다 45% 감소한 수치다. 통상 소비가 늘어나는 ‘설 연휴 효과’(1월 24~27일)와 전체 기간의 차이를 고려해 1월의 1주일 평균 승인액(약 10조원)을 빼더라도 올해 2월은 1월보다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지급결제시장에서 오프라인 결제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모바일 앱(App) 등 온라인을 통한 상거래는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비(非)대면·비접촉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만큼 감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서다.

온라인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월 첫째 주(3∼9일) 2조920억원에서 둘째 주(10∼16일) 2조1111억원으로 0.9% 늘었다. 그러다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정부의 위기 경보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셋째주(17~23일) 온라인 사용액은 2조2817억원으로 전주 대비 8.1% 증가했다. 오프라인 승인액이 2월 둘째 주 7조9570억원에서 셋째 주 7조2686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사태와 연계해 기간 설정을 해보면 온라인 거래 급증세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국내 개인 신용카드 온라인 거래액은 4조44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7%(1조3503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거래 증가율은 8.3%에 그쳤다.

전체 신용카드 거래 중 온라인 거래 비중 역시 1월 첫째주부터 넷째주까지 17.5~21.6% 수준이었지만 다섯째주부터 2월 셋째주까지 23~24%로 확대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전체 온라인 쇼핑거래액이 전년(2018년) 대비 18% 증가한 것을 고려할 때 최근의 가파른 증가세는 코로나19 확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주말에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배달 앱을 통한 주문도 급증하고 있다.

인기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음식 배달 주문 건수는 전월 대비 10.5% 증가했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전월동기대비 증가율은 9%에 달했다.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의 경우 ‘사이렌오더’를 통한 주문 건수가 최근 증가세다. 사이렌오더는 비(非)대면 방식의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으로, 매장 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앱을 통해 스타벅스 선불카드 또는 신용카드, 각종 페이(Pay)로 결제할 수 있어 점원과의 실물카드 등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 대인 접촉 기피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선호되는 결제 방식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자제하면서 실물카드와 스마트폰을 건네기보다 앱 등을 통한 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고 오프라인 소비가 침체하는 등 코로나 19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길어지면 전체 소비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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