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파스타' 근황에 깜짝 등장한 김정숙 여사의 편지 "가슴이 먹먹"

  • 등록 2019-07-23 오전 6:30:00

    수정 2019-07-23 오전 8:51:1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파스타를 대접하겠다고 밝히면서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서울 마포구의 ‘진짜파스타’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는 23일 인스타그램에 “며칠 전 저녁시간에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으신 분께서 저희 매장에 방문해 편지를 전달해주셨다. 편지를 읽으면서 많은 위로가 되었다”면서 김 여사로부터 받은 장문의 편지를 올렸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이 여름에, 청명한 바람 한 줄기 같은 소식을 들었다”며 “꿈나무카드를 갖고 오는 아이들에게 님이 쓴 안내문을 봤다. 가슴이 먹먹했다”며 “꿈나무카드를 갖고 끼니를 챙기러 온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기를, 더 배부르기를 바라는 ‘다정한 삼촌’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라고 감동을 표현했다.

이어 “세상이 살 만한 곳임을 일깨워준 사장님을 응원하러 2층 가게에 이르는 계단에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좋은 쪽으로 밀고 나가는 힘은 언제나 보통 사람들의 선의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반드시 함께 아파하고, 함께 돌봐야 했던 배고픈 아이들에 대한 님의 관심은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선한 우리를 깨워줬다”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미처 닿지 못하는 그늘을 밝히고, 제도가 채 갖지 못하는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우리들 각자가 가진 반듯한 마음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또 “님의 세상에 내어놓은 ‘진짜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선물이 됐다”며 “어느 하루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은 평범한 이웃, 그 한 사람의 다정한 미소임을, 그것이 우리의 희망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진짜파스타’의 선한 영향력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오 대표는 김 여사의 편지를 공개하며 “행정관님 수박은 잘 먹었다. 더운 여름날 지친 몸을 다시 일으키게 해 주셨다.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진짜파스타’ 측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보낸 편지
‘진짜파스타’가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달 26일. “밥 한 번 편하게 먹자”라는 문구로 결식아동 ‘꿈나무카드’를 소지한 아동에게 식사 비용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알렸다.

‘꿈나무카드’는 보호자의 식사 제공이 어려워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취학 및 미취학 아동(중위소득 52% 이하 가구의 아동)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급식 카드다. 평일 아침과 저녁 식사, 토·일·공휴일과 방학 중 점심 중 필요할 때 지원한다. 한 번 식사 시, 5000원을 쓸 수 있고 꿈나무카드 지정 식당과 일부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오 대표는 결식아동을 돕게 된 계기에 대해 “현실적으로 5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고 가맹점도 많지 않다”라며 “주말, 평일, 방학, 명절 조금씩 다르고 1일 1식에 지자체마다 부르는 이름도 조금씩 다르다. 좋은 일이지만 제약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진짜파스타’의 선행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비롯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선한 영향력에 동참하고자 하는 식당이 모이기 시작했다. 식당 뿐만 아니라 극장, 카페, 학원 등 다양한 업종의 업체가 결식아동에게 식사나 음료를 제공하고 공연 할인이나 무료 수강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연락해 왔다고.

오 대표는 김 여사의 편지를 공개하면서도 “전국 48개 매장이 동참해 안내 및 스티커를 순차적으로 배송하고 있다. 굉장히 많은 분들께서 참여 의사를 밝혀 주셔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다만 오 대표는 “원칙적으로 금전 후원은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끔 결제 시 돈을 두고 도망가시듯 가는 분들이 계셔서 매장 내에 작은 모금함을 설치하게 됐다”며 “차후 기증 및 사용 시 영수증 첨부로 투명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며칠 전 저의 매장으로 과자 택배와 편지가 도착했다. 군산 영광여고의 학생들이 보내준 편지였는데,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 고마워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며 “우리가 아직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차후에 우리 매장에 방문해주면 꼭 얘기해달라”라고 전했다.

다음은 김정숙 여사가 ‘진짜파스타’에 보낸 편지 전문이다.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님께

이 여름에, 청명한 바람 한 줄기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꿈나무 카드를 가지고 오는 아이들에게 님이 쓴 안내문을 보았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1. 가게에 들어올 때 눈치 보면 혼난다!! 2. 뭐든 금액 상관없이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눈치 보면 혼난다!!”

꿈나무 카드를 갖고 끼니를 챙기러 온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기를, 더 배부르기를 바라는 ‘다정한 삼촌’의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 먹고 나갈 때는 카드 한 번, 미소 한 번만 보여주렴… 매일매일 와도 괜찮아…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이야”

님의 마음결이 전해지는 안내문을 시처럼 되풀이해 읽었습니다.

다섯 가지 제안이 담긴 ‘진짜파스타’의 안내문은 바로 우리 곁에서 어떤 아이들이 겪고 있을 배고픔의 고통을 우리 모두에게 환기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알고서 결코 편안해질 수 없는 마음을 우리 모두가 갖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방문한 아이들에겐 꿈나무카드 대신 VIP카드를 주고, ‘VIP 고객님’들은 언제든 들어와서 먹고 싶은 것 배불리 먹고 가라고 하셨다면서요.

세상이 살 만한 곳임을 일깨워준 사장님을 응원하러 2층 가게에 이르는 계단에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문도 전해지네요.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좋은 쪽으로 밀고 나가는 힘은 언제나 보통 사람들의 선의에서 시작되었지요.

우리가 반드시 함께 아파하고, 함께 돌봐야 했던 배고픈 아이들에 대한 님의 관심은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선한 우리를 깨워주었습니다.

제도가 미처 닿지 못하는 그늘을 밝히고 제도가 채 갖지 못하는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우리들 각자가 가진 반듯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꿈나무카드를 가지고 오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겠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고, 아이들의 일상에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모, 삼촌들’의 뜻을 모아 ‘선한 영향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최근의 계획도 전해 들었습니다.

많이 갖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선물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음을 보여준 오인태 대표님.

어린 시절,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려 준 이웃사촌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리셨지요.

넘어지면 일으켜주던 형·누나들, 목말라서 간 이웃집에서 먹은 음료 한 잔, 정자에서 사탕 주시던 어르신들, 그리고 간식을 챙겨주던 구둣방 할아버지의 기억을 이야기하셨지요.

님이 그 분들을 떠올린 것처럼, 언젠가 ‘선한 영향력’의 공동체에서 진심 어린 사랑을 경험한 아이들이 자라서 “나도 그런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님을 기억해 낼 겁니다.

사랑은 누구나 하루하루의 걸음걸음 속에 말의 씨앗을, 마음의 씨앗을 뿌리고 살아갑니다.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님이 뿌린 씨앗들이 또 누군가의 가슴에서 착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님의 바람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진짜란,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정의한 오인태 대표님.

님의 세상에 내어놓은 ‘진짜 사랑’은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선물이 되었습니다.

어느 하루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은 평범한 이웃, 그 한 사람의 다정한 미소임을, 그것이 우리의 희망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진짜파스타’의 선한 영향력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이 뜻깊은 일에 마음을 모든 ‘진짜파스타’의 공동 운영자 전미경, 이민혁, 김두범 씨에게도 감사와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무더위에 불 앞에서 얼마나 땀을 흘리실지 염려가 됩니다.

모쪼록, 건강을 살피시기 바랍니다.

2019년 7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김정숙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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