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의 경영3세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유원상 부사장은 요즘 틈날 때마다 ‘78년된 스타트업’이라는 화두로 직원들의 정신재무장을 주문하고 있다. 유 부사장의 이런 행보는 78년이라는 오랜 업력에도 지난해 매출이 830억원에 그칠 정도로 더딘 성장세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는게 회사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유제약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동화약품(1897),유한양행(1926),삼성제약(1929),동아제약(1932)에 이어 5번째로 가장 긴 업력을 자랑한다. 사업 초창기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과 뇌졸증 치료제 유크리드 등 2개의 개량신약을 잇달아 탄생시키는 등 성과를 내면서 국내제약업계의 대표주자로 인정받기도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은 지지부진의 연속이었다. 지금껏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긴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로 사세가 장기간 정체를 지속하면서 외부로부터 회사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하는 상황이다.
유유제약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1위 제약업체 유한양행과는 특별한 관계다. 유유제약 창업자인 고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을 설립한 고 유일한 박사의 막냇동생이다. 유특한 회장은 유한양행에서 대표를 역임하다 1941년 유유제약을 창업하면서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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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 회장의 경영철학은 당시 산업화가 태동하기 전인 시대상황을 반영한 것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유유제약의 핵심 기업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면서 오히려 회사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 회장의 손자인 유원상(사진) 부사장은 이런 오래된 유유제약의 도전보다는 안정을 우선하는 기업문화를 혁파하지 않고서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제약업계 최초로 진통소염제인 베노플러스겔 마케팅에 빅데이터 개념을 도입해 회사의 변혁을 이끌기도 했다.기존 입소문과 감에만 의존하던 이 제품에 대한 광고 및 영업전략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멍 빼기’효능으로 집중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 부사장은 전통적 강세분야인 전문의약품 제품군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끌고 신성장동력으로 OTC(일반의약품)사업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회사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벼루고 있다. 여기에 이미 다국적 제약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미국,유럽,중국시장 대신 동남아 시장을 집중 개척해 수출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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