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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오는 7월1일 공식 출범한다. ENM은 ‘엔터테인먼트 앤드 머천다이징(Entertainment and Merchandising·오락과 상품기획)’의 약자로,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역량과 상품기획 역량을 갖춘 CJ E&M과 CJ오쇼핑이 결합해 국내 최초의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CJ ENM은 2021년까지 11조4000억원(CJ오쇼핑 취급고·CJ E&M 매출 합산 기준)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올해는 매출 6조50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
CJ ENM의 가장 큰 무기는 콘텐츠다. 합병 전부터 CJ오쇼핑은 CJE&M의 콘텐츠를 활용해 시청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상품을 판매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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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계가 CJ ENM의 등장을 특히 두려워하는 이유는 SO 등 송출 사업자들과의 채널 및 수수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CJ E&M과 같은 프로그램 제작사는 SO 등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이용료를 받는다. 반대로 홈쇼핑 사는 송출수수료를 송출사업자에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제작사는 이용료를 올려 받으려 하고 홈쇼핑 업체는 송출 수수료를 낮추려는 성향을 보인다.
CJ ENM은 이용료 인상을 억제하는 대신에 송출 수수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SO 등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tvN, M·net 등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채널을 다수 보유한 CJ E&M의 영향력을 SO나 IPTV에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채널을 많이 보유해도 SO와의 협상에서 콘텐츠 제작 업체는 항상 을”이라면서도 “CJ는 마니아층을 두텁게 보유하고 있어 얘기가 다르다. SO 등과 협상에서 주요 콘텐츠 제공 금지 등을 조건으로 내세운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 능력이 된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실제로 CJ ENM의 송출 수수료가 낮아진다면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하면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 올 1분기 CJ오쇼핑의 취급액은 9998억원으로 GS홈쇼핑(1조749억원)에 이은 2위였다. 반면 영업이익은 432억원으로 GS홈쇼핑(310억원)을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CJ ENM이 출범하면 송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SO 등 방송 사업자들을 압박할 것”이라며 “방송사업자들도 CJ의 콘텐츠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CJ ENM은 낮아진 송출수수료를 제품가에 반영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J ENM의 출현은 단순한 합병 법인의 출현을 넘어서 홈쇼핑 업계의 판도를 흔들 정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