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대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가격 지수는 각각 103.1, 103.5로 각각 전월 대비 0.44%, 0.34% 올랐다. 중형(0.22%), 중소형(0.11%), 소형(0.17%) 아파트값 상승률을 웃돈다. 이 지수는 2015년 12월 가격을 100으로 놓고 현재 아파트값을 산출한 것이다.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40㎡ 미만은 소형, 62.81㎡ 미만은 중소형, 95.86㎡ 미만은 중대형, 135㎡ 미만은 중대형, 135㎡ 이상은 대형으로 분류한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소형과 중소형 아파트값이 각각 2.03%, 1.51% 오르는 동안 대형과 중대형은 1.34%, 1.36%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작년에는 중대형이 1.77%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작년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중대형 아파트값 오름세가 더 가팔라졌다. 7월 대비 올해 1월 매매지수 상승률을 보면 대형과 중대형이 나란히 1.27%, 1.35%를 기록해 1% 이상 올랐다. 중형(0.95%), 소형(0.91%), 중소형(0.6%)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처럼 중대형 아파트가 주목받는 것은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년 동안 중소형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중소형과 중대형 간 가격 차이가 줄다보니 자금을 조금 더 투입해 넓은 평수로 옮겨타려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은 이처럼 줄었는데 수요는 꾸준하다. 자녀가 세 명 이상이거나 결혼 후 자녀 양육을 위해 부모와 합가한 경우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찾는다. 영등포구 한 공인중개사는 “자녀를 출가시키고 중소형 아파트로 갈아탔던 이들도 손자 손녀 양육 때문에 결국 다시 대형 아파트를 찾는 경우가 있다”며 “4인 가족도 자녀 방 하나씩 주고 서재나 드레스룸으로 활용할 여유방까지 필요하다며 대형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그간 중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매가격이 덜 올랐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며 “아직까지 중소형에 대한 선호현상은 여전해 중대형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