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②“공적자금 상환·경제사업 지원 위해 법인세 감면 필요”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취임 100일 인터뷰]
배당금, 지출경비 인정땐 법인세 300억 절감
“전례 없어 형평성 문제로 국회 통과 난항”
공적자금상환用 배당금 조세특례 개정 호소
  • 등록 2018-02-01 오전 6:00:00

    수정 2018-02-01 오전 6:00:00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를 갖고 수협은행의 미래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밝혔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지난해 10월 Sh수협은행장에 취임하자마자 법인세 감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회에서 20일간 머물렀습니다. 연말 전까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위해 분주히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올해도 미미한 수준인 공적자금 상환 규모를 늘리기 위해 세법 개정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인세율 인하 이슈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를 통해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이익잉여금 과세 제외로 공적자금 상환 재원의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에 배당금을 지급해 공적자금을 갚고 있는데, 공적자금 상환 용도의 배당금을 손입산금비용 인정, 다시 말해서 ‘손비인정’(지출을 경비로 인정)으로 처리하면 법인세 300억원을 아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공적자금 상환에 쓸 수협은행의 배당재원이 그만큼 늘어나 공적자금을 빠르게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 전 수협은행 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공적자금 상환완료 시기 ‘2028년→2024년’…“3~4년 앞당길 것”

수협은행은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001년 정부에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긴급 수혈 받고 그동안 127억원을 갚았다. 따라서 저조한 공적자금 회수율을 제고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이행약정(MOU)에 따라 당초 공적자금을 오는 2028년까지 상환하도록 돼 있으나 2024년까지 조기에 상환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제반사항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적자금 상환완료 시기를 원래 일정보다 3~4년 앞당긴다는 것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500억원을 시현했다. 올해는 세전 당기순이익 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 3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경우 법인세 22% 등 세금을 제외하고 2200억원 정도가 남는다. 이 중 1000억원을 사내 유보금으로 자기자본에 충당하고 1200억원 이상을 배당금으로 내겠다는 복안이다.

이 행장은 “지난 2016년 12월 수협은행 독립 후 모든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고 우량 대출자산 증가, 건전성 개선, 수수료 이익 증대 등의 요인으로 작년 세전 당기순이익을 2500억원 이상 실현했다”면서 “올해 공적자금을 1000억원 넘게 상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늘리면서 공적자금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협은행의 이익잉여금에 대한 손비인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아직 전례가 없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국회통과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국회 차원의 도움을 호소했다.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까지 소관 부서 및 국회 소위원회가 분산된 만큼 이익잉여금의 공적자금 상환분에 법인세를 깎아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이 행장의 각오다. 이 행장은 국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형평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설득 작업에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란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그는 “국회에서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배당금 조세특례 개정 시 연간 법인세를 300억원 가까이 절감할 수 있어 공적자금 상환액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에 대한 배당금을 손비로 인정해주는 조특세법 개정안을 국회와 논의 중이다.

리테일금융 경쟁력과 디지털금융 강화를 통한 고객기반 증대로 장기지속 성장의 기틀을 다진다면 올 한해 목표인 세전 당기순이익 3000억원을 반드시 달성하고 이후에도 3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상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행장은 “공적자금을 최대한 빨리 갚아야 수협은행에 100% 출자를 한 수협중앙회에 대한 배당금이 수산어업민의 복지 확충에 정상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인세 감면을 위한 세법 개정을 수협중앙회장과 함께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 중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의 진솔한 각오가 느껴진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어업인 금융지원 확대…“수협銀 설립 본연목적 충실히 수행”

수협은행은 특화상품 개발, 수산정책자금 공급기능 등 어업인 금융지원 확대를 통한 협동조합 수익센터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협은행은 올해 영어자금 신규 공급규모 1000억원을 확보했고 지난해 운용되지 않은 589억원을 포함해 총 1589억원을 일선 영업점과 조합에 배정했다.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2년간 영어자금 신규공급 규모가 4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안정적 수준의 영어자금 공급이 확보돼 자금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어업인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수산업경영인 육성자금 융자지원 최대한도를 어업인 후계자는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전업 경영인은 2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원양어업경영자금 대출상한 조정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각각 상향조정하는 등 최근 개정된 수산 정책자금 제도 개선사항들도 어업인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이 행장은 “지방 영업점과 거래업체를 방문하고 각 지역의 수협조합장과의 만남을 이어가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신용도가 낮은 어업인들의 신용보강을 위해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이하 농신보)과 대손보전기금 제도도 적극 개선해 어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어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선되는 농신보 제도는 △동일인당 보증한도 상향(개인 10억원→15억원, 법인 15억원→20억원) △100% 전액보증 대상 확대(2000만원→3000만원) △산지중도매인 보증대상 추가 등이다. 개편되는 대손보전기금 제도는 △신용대출 2000만원까지 전액 대손보전 △소액 담보대출 대손보전 확대 등이다.

이 행장은 “앞으로도 은행 설립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해 어업인과 조합, 수협은행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상생경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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