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에 안방 내준 오비·하이트..시장마저 '정체'

국내 맥주 시장 정체..2분기 시장 규모 전년比 5% 감소
수입맥주는 시장 점유율, 수입액 늘리며 '고공행진'
국산 맥주 시장 점유율 하락 지속..매출도 감소
  • 등록 2015-09-09 오전 6:00:00

    수정 2015-09-09 오전 6: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수입 맥주에 밀린 국산 맥주의 고전이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맥주 시장을 지배했던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가 여름 최대 성수기에도 매출이 감소하고 점유율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맥주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업계는 2분기 국내 맥주 소비가 전년 동기대비 약 5%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주 소비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수입 맥주는 점유율과 판매를 늘리며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수입 맥주 점유율은 대부분 마트와 편의점에서 40%를 넘어섰고 맥주 수입액도 크게 늘어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다.

수입 맥주의 인기는 국산 맥주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30%대까지 떨어졌다.

A편의점에 따르면 오비맥주 ‘카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7월까지는 52.7%에 이르렀지만, 올 7월 기준으로는 33.2%에 그쳤다. 맥주 시장 성수기인 6월부터 점유율 40%대가 깨졌다.

하이트진로(000080)의 상황도 비슷하다. A편의점 기준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은 19%대에 머물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6월 반짝 21.6%를 기록했으나 7월들어 다시 19%대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2분기에는 매출도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한 1974억원을 기록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장 침체와 수입 맥주 공세 ‘이중고’를 이겨 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신제품 출시를 ‘해결책’으로 내세웠다.

최근 독일 밀맥주 방식으로 만든 프리미엄 맥주와 젊은 층의 취향을 반영해 푸른색 병을 적용한 ‘카스 비츠’ 등을 선보였다. 오비맥주는 올해 안에 추가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브랜드 ‘맥스’를 리뉴얼해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크림 맥주가 인기를 끌자 맥스에 저온 슬로우 발효공법을 도입해 ‘크림생 올몰트 맥스’로 재탄생시켰다. 리뉴얼 후 3개월 만에 누적판매량이 1000만캔을 넘어서며 나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종류가 몇 년 사이에 수백종으로 늘어나는 등 수입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카스와 하이트 등 기존 제품으로만 수입 맥주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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