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의 하루…44분 걸려 출근하고 11시간 근무

취업포털 사람인 직장인 1964명 대상 설문조사
평균 출근시간 8시28분, 퇴근은 오후 7시23분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 이메일 체크 29.1%
점심은 구내식당(43.6%)서 평균 5346원 지출
  • 등록 2015-03-24 오전 7:00:00

    수정 2015-03-24 오전 10:40:02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우리나라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회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163시간이다. 한국은 조사 대상 24개국 가운데 멕시코에 이어 2위다. OECD 회원국 평균 1770시간보다 1.3배 길다. 반면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7시간49분으로 OECD 꼴찌다. 조사 대상 18개국 평균(8시간22분)보다 33분이나 짧다.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일하고 있다는 얘기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19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직장인의 하루를 재구성했다. [편집자 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무역회사를 다니는 5년 차 직장인 김영기 대리. 김 대리는 아침 6시30분에 눈을 뜬다. 씻고 밥 먹는데 30분. 늦어도 7시 10분이면 집을 나선다. 김 대리가 거주하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서 회사까지 지하철을 타면 한 시간이면 가지만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기보다는 차라리 아침잠을 포기하는 게 나아서다. 회사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해 볼까도 고민했지만, 턱없이 비싼 집값에 포기했다.

출근하면 이메일 체크부터

김 대리가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메일 체크다. 거래처에서 주문이 들어왔는지 등을 살피고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하면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김 대리가 자주 찾는 곳은 6000원짜리 국밥을 파는 국밥집이다. 회사 인근 다른 식당들은 점심식사 메뉴가 8000~9000원대여서 부담스럽다. 근처 가까운 다른 회사의 직원식당을 이용할 때도 있다. 눈치가 보이기는 하지만 한 끼 4500원에 커피까지 마실 수 있는 곳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점심식사 후 보완 지시가 떨어진 보고서를 수정하고, 결산자료를 만들다 보면 퇴근 시간이다. 회사 규정상 퇴근시간은 6시지만 이 시간에 퇴근해본 기억은 없다.

일주일에 한 두번은 오후 회의가 퇴근 시간 이후까지 이어진다. 거래처 방문을 위해 외근이라도 나간 날에는 회사 복귀 후 업무보고를 마치면 8시를 넘기기 일쑤다. 이런 날에는 귀가시간이 10시를 넘기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평일 저녁에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건 꿈도 꾸기 힘들다. 김 대리의 유일한 낙은 TV 시청이다. 리모콘을 들고 심야프로를 보다 쇼파에서 잠드는 날이 적지 않다. 김 대리는 오늘도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꾸며 하루를 보낸다.

하루 평균 11시간 회사에서 보내

사람인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회사에 도착하는 평균 출근 시간은 8시28분이다. 평균 퇴근시간은 오후 7시23분으로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55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출근시간은 △8시30분~9시(39.1%) △8시~8시30분(26.6%) △7시30분~8시(14.8%) 등으로 대부분 9시 이전이다. 퇴근시간은 천차만별이다. 6시 이전 퇴근자는 10.3%에 불과했다. △6~7시가 40.9%로 가장 많았고 △7~8시 20.5% △8~9시 14.1% △9~10시 7.2% △10~11시 4.0% △11시 이후 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두명 중 한명은 퇴근 시간이 7시 이후라는 얘기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주 52시간 넘게 근무할 경우 우울, 불안장애 위험이 2.7배 증가한다.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이 문제는 개인만이 아닌 사회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자리를 나누면 근로시간은 줄이고 청년취업은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균 기상 시간은 6시36분이었고 주로 통근수단은 지하철(39%, 복수응답)과 버스(38.2%)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출근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44분이었다.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메일 확인’이 29.1%로 가장 많았다.

점심식사는 ‘구내식당’(43.6%)이나 ‘회사 근처 식당’(37.7%)에서 해결한다. 비용은 ‘5000원~1만원 미만’(38.7%) 사이가 가장 많았고, 평균 5346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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