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투자은행들, 원자재시장 개입해 가격조작"

조사소위, 2년만에 보고서 내.."부당이득-소비자에 부담"
20~21일 상원 공청회 개최..문제점 파헤칠 듯
  • 등록 2014-11-20 오전 7:36:36

    수정 2014-11-20 오전 7:36:36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 월가 거대 투자은행들이 원자재시장에서 그 지위를 남용해 가격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부당하게 이익을 취해왔다는 사실을 미국 상원이 2년간의 조사 끝에 밝혀냈다.

미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인 칼 레빈 민주당 의원이 투자은행들의 원자재시장 개입을 밝힌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온 미 상원내 상설조사소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400페이지에 이르는 조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근 수년간 미국 의회와 규제당국은 투자은행들이 원자재와 인프라 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 실물자산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노력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시장내에서의 투자은행 역할을 상세하게 밝힌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조사소위는 공청회를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원자재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시장가격에 영향을 줬다”며 “이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졌고 이런 시장 내부정보를 자사 트레이더들이 활용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들이 시장내 지위를 악용해 시장내 수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원유와 우라늄 등의 가격을 조작할 수 있으며 이같은 정보를 사내 트레이더에게 제공해 투자수익을 얻었을 개연성이 있다. 또 가격 조작 자체만으로도 이들 원자재를 재료로 하는 기업들의 원가를 높여 최종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도 있다.

또 소위는 “투자은행들이 원자재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규제당국조차도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소유하고 있는 원유탱크는 100개에 이르고 총 저장 원유도 550만배럴에 이르고 있다. JP모건은 31곳의 발전소를 가지고 있다.

조사소위 위원장을 맡아 보고서 작성을 총괄해온 민주당 칼 레빈(미시건주) 의원은 이날 “가격 조작 가능성이나 이로 인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투자은행들을 원자재시장에서 좇아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법으로는 이를 제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미 상원은 오는 20일과 21일 양일간 투자은행 임원진과 관련업계 간부, 규제당국 등을 불러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청회에서 상원은 골드만삭스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콜롬비아 석탄광이나 모건스탠리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간의 항공유 공급계약 등을 모두 들여다볼 계획이다.

다만 최근 JP모건 등 일부 투자은행들은 원자재시장에서 보유한 실물자산을 매각하거나 원자재 트레이딩 데스크를 폐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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