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NBC와 폭스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이날 쿠알라룸푸르행 말레이시아 보잉 777여객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다. 앞서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사실을 알렸다.
탑승자 295명은 전원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미국인 23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탑승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객기는 본래 오는 18일 오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50km 떨어진 위치에 추락했다.
다만 이날 여객기를 격추시킨 세력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여객기 추락 직후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로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분리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여객기를 격추시켰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며 맞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지난 수개월간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혼란을 겪어왔으며 다수의 군용기가 추락했다. 그러나 교전에 의해 민간 항공기가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국가를 대신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끔찍한 비극과 연관된 유가족들에게 깊고 진심어린 조의를 표한다”며 “모든 가능한 수색과 구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고와 관련해 “끔찍한 비극”이라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애도의 뜻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사고 직후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 에어인디아, 터키항공, 러시아 트란사에로 등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을 우회하기로 결정했으며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항공사들 역시 해당 지역을 지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