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금융감독원의 ‘연령대별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30대의 주택담보대출액은 지난해 6월 말 90조원에서 9월 말 93조3000억원으로 3개월 새 3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개인신용평가 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가 은행·새마을금고·상호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체 예금 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잔액을 집계한 결과다. 정부 기금이 투입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 전액과 보금자리론 공급액 일부도 포함됐다. 지난해 4·1 부동산대책 이후의 세대별 주택담보대출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30대의 주택담보대출액은 세대별 집계가 첫 실시된 2010년 말 99조8000억원에서 2013년 6월 말 90조원으로 2년 반 사이 9조8000억원 증발했다. 이 기간 청년층의 주택 구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4·1 부동산대책을 통해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지원을 대폭 확대하면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특히 30대의 대출액이 급증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이들의 주택담보대출액은 87조원으로, 3개월 새 2조8000억원 늘었다. 20대는 6조3000억원으로 5000억원 늘었다. 이 대출액이 주택 매입을 위해서만 사용됐다고 가정하면, 이 기간 20·30대가 사들인 주택 수는 전국 중위 주택(매매가 2억1233만원·LTV 70% 적용) 기준 2만2000여채에 이른다. 서울·수도권 주택(2억9772만원) 기준으로도 1만5000채를 웃돈다.
최근 들어서도 시중은행에는 내집 장만을 위해 대출 상담을 받으려는 청년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대출 담당자는 “설 명절 이후 정부가 저리로 지원하는 주택 구입 대출 상품을 활용해 내집 마련에 나서려는 젊은 직장인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조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실물자산연구팀장은 “투자가 아닌 실수요 목적의 젊은 세대가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장기적인 소득은 있지만 목돈이 없어 내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을 위해 LTV(담보가치인정비율) 규제 등을 보다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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