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당신은 대기업에 전자부품 납품을 추진 중인 한 중소기업의 신입사원이다. 어느 날 거래처에 미팅을 갔다가 건물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대기업의 회장과 단둘이 마주치게 됐다. 20층에 있는 미팅룸에 도달하기까지 약 20초 동안은 엘리베이터 속에 오직 당신과 회장 두 사람뿐이다. 당신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모른 척 침묵으로 보낸 후 후일을 기약할 것인가. 아니면 이참에 강렬한 메시지로 회장을 사로잡아 납품에 성공할 것인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및 자기계발 분야의 전문강연자인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엘리베이터 스피치’란 바로 이런 상황 속의 대화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고객에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자신의 제안 내용을 온전히 설명하고 전달하는 설득의 언어를 말한다. 여기서 시간은 20초든 2분이든 중요하지 않다. 그만큼 아주 짧은 시간이라는 의미이며 그 안에 모든 것을 전달하고 설득해서 답을 얻어내는 게 궁극의 목적이다.
사실 이런 능력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짧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고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지레 포기할 수도 있어서다. 그래서 저자는 즉각적인 관심을 유도하는 방법론으로 자신이 고안해낸 POP를 제안한다. 제품명, 홍보문구, 개요설명 등이 목적에 맞고(purposeful) 독특하며(original) 간결하게(pithy) 구성되는 설득의 기술이다.
‘목적’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아홉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나는 무엇을 팔 것인가, 혹은 상대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부터 고객들이 언제·어디서·어떻게 행동하기를 원하는가 등 9가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 것이다. 이미 자신의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이런 질문을 고민해봤다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러나 처음 접해보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들은 당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독특’에선 구체적 실천방법들을 제시한다. 글자 바꿔넣어 이름짓기, 진부한 표현 바꾸기, 상식 뒤집기, 질문 던지기 등 매 장마다 실제 사례를 곁들여 독특함을 확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끝으로 ‘간결’에서는 만들어진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만드는 방법들, 즉 체험담 넣기,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행동에 불붙이기 기법 등을 통해 짧으면서도 기억에 남는 메시지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항공우주국(NASA)·휼렛패커드 등 유수기업에서 강연해왔다. 2003년과 2004년에는 ‘뛰어난 강연자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