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 현대상선 지키려 2주간 654억 썼다

현대상선 우호지분 확보위해 맺은 파생상품이 ‘부메랑'
최근 파생상품 만기로 두 증권사에 654억 지급
2006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파생상품손실만 총 666억
  • 등록 2013-02-28 오전 8:00:00

    수정 2013-02-28 오전 8:00:00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017800)가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쓴 돈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의 안정적 지분 확보를 위해 금융권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작년말과 올해초에 쓴 현금만 654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6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의 총 파생상품거래손실 666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작년 12월28일과 올 1월7일 NH농협증권과 맺은 파생상품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정산대금으로 480억원을 지급하고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 이 돈은 2010년 NH농협증권이 현대상선 405만7219주를 매입한 금액과 최근 처분가의 차액이다. 2010년 12월 4만원대에 이르던 현대상선 주가가 2만원선까지 떨어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주식을 한주도 건지지 못하고, NH농협증권에게 현대상선 주식 ‘보관’ 대가로 480억원을 준 셈이다. 여기에 매년 6.15~7.5% 이자는 별도로 지급했었다.

또 작년 12월 대신증권과 체결한 주식스왑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174억원을 정산대금으로 지급했다. 대신증권과의 계약은 연장되지 않았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식스왑계약의 기초자산인 현대상선 230만3405주 중 39만724주를 주당 2만4050원에 매입했다. 나머지 주식에 대해서는 다시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과 주식스왑계약을 신규로 맺었다.

문제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파생상품계약 만기는 2017년까지 꼬박꼬박 돌아오고, 만기때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의 주가가 계약 때보다 오르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현대상선 주가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현재는 1만7000선까지 주저앉았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금융사와 파생상품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 2006년.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할 때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케이프포춘·넥스젠캐피털 등의 금융사와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이들 금융사가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는 우호세력으로 등장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대신 연간 4~7%의 수익을 보장해줬고, 보유 기간 중 현대상선의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손해를 만회해주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후 NH농협증권, 교보증권, 메리츠종금증권과도 현대상선 주식을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계약을 맺으면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파생상품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현대엘리베이터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파생상품거래에 따른 각종 수수료 등으로 지불되는 파생상품거래손실액으로만 지난 2006년이후 총 666억원이 들어갔다. 지난 2006년 11억원에 머물던 파생상품거래손실은 2011년 264억원, 작년 3분기에는 215억원까지 늘어나고 있다.

이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인 ‘쉰들러홀딩아게(Schindler Holding AG)‘가 파생상품 계약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며, 이사회의사록과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분까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쉰들러 측이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현대그룹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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