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간 체이스의 제임스 글래스만, RBS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이사 출신의 로렌스 메이어 등이 낙관론의 대표 주자들.
이들은 대체로 실업률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억제돼 있는 수요가 곧 주택 시장 안정 등에 힘입어 폭발하며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 `중기적 저성장`論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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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주장은 채권 운용사 핌코(PIMCO)의 모하메드 엘-에리안이 이날 CNBC에 출연, 최근의 낙관론이 너무 과장됐다고 지적한 것과 상반된다.
그는 실업률이 더 오르고 부(富)의 붕괴로 인해 향후 수 년간 미국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성장률은 2%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핌코는 이같은 중기적인 저성장 국면이 `새로운 전형(New normal)`이 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오고 있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빌 그로스는 적어도 한 세대 동안은 저축은 늘어나고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탐욕보다 공포가 만연할 것이기 때문에 (위험자산인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는 것이 낫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빌 그로스 "적어도 한 세대 `저축↑·소비↓`..채권사라"
이같이 엇갈리고 있는 전망을 보면 부양 기조를 더 이어갈 지, 아니면 이제 출구를 찾을 지 결정해야 하는 정부와 통화 당국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 `억압된 수요` 재분출 전망
낙관론자들은 그러나 `새로운 전형` 시나리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96~2000년 연준 이사를 지내고 현재 매크로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부회장으로 있는 메이어는 핌코의 `새로운 전형`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는 주택 가격이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지역 일시적으로 억압돼 있는(pent-up)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격 안정은 이를 다시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RBS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비슷한 주장.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이나 자동차 판매는 매우 침체돼 있는 상태"라면서 "만약 이 부문이 과거 정점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도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들이 특히 `자유재량적 구매(discretionary purchases; 고가 제품에 대한 구매)`를 미루고 있어 억압돼 있는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 "더블딥 우려는 여전하지만".. 세력 키우는 낙관론
최근 두 차례의 경기후퇴(recession) 이후 미국 경제는 다소 미약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2001년 경기후퇴가 지나간 뒤 2002년 미국 경제는 1.6% 성장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2003년 2.5% 성장했다. 1990~1991년 경기후퇴가 끝난 뒤 1992년 경제 성장률은 3.3%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듬해 2.7% 성장했다.
반면 1981~1982년 경기후퇴 이후 1983년 미국 경제는 4.5% 성장했고, 그 다음 해엔 7.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개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연준 부회장 출신의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그러나 `새로운 전형` 시나리오엔 회의적이라고 말한다.
블라인더 교수는 "2%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려면 생산성 증가세가 약 1.2%, 1.3% 정도일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며 "향후 수 년간 성장률은 3%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가 반등 후 다시 하강 국면에 빠지는 더블딥(double-dip) 우려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물론 아니지만, 민간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커지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달들어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데 따르면 이들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대비 1.2%포인트 높은 2.2%로 제시했다. 2003년 5월 조사 때 전월보다 0.2%p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던 이후 가장 크게 전망치를 상향한 것이다.
크레디스 스위스(CS)의 닐 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더블딥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실제로 나타난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경제가 일부 상승 모멘텀을 얻게 된다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도 최근 열렸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경제 활동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 "미국 경제를 재앙에서 구제했다"고 평가하는 등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