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장은 16포인트 가량(1464.70포인트, 2006년5월8일) 남겨두고 있는 사상 최고치의 경신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단 전문가들은 대부분 하락보다는 상승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북핵 6자회담이 타결되면서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그간 국내기업들의 이익에 부담이 됐던 엔/원 환율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도 랠리를 지속시켜 주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증시는 부진한 수익률로 인한 소외감에서 벗어나 글로벌 증시 상승랠리에 동참해 나갈 전망"이라면서 "경기 싸이클이 안정적인 국면 전환을 이루면서 증시 유동성 보강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증시의 월요일 휴장을 비롯한 중국/대만 증시의 춘절(설 연휴) 휴장, 일본은행의 20~21일 정책금리 결정 등이 예정돼 있어 주 초반보다는 후반 들어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목말랐던 수급..외국인 매수세에 연기금 가세
지난 한 주간 우리 증시의 상승 원동력은 무엇보다 외국인 매수세였다. 북핵 관련 6자회담의 합의문이 발표됐던 지난 14일 이후 외국인은 441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의 이러한 매수세는 단순히 우리 증시가 해외 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 외에도 외국인이 그간 가지고 있던 우리 증시를 바라보던 시각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OECD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세계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여기에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인플레이션 완화 발언 등 국제유동성 보강 기대가 계속되면서 우리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금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업종들의 상승률이 뚜렷하다"면서 "적립식 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이 정체되면서 외국인에 이은 연기금의 자금 유입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 주식펀드에서 해외투자펀드로 국내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다소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따른 것으로, 한국금융시장이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겪어야할 진통이라는 게 시장의 지적이다. 경제회복이 가시화될수록 이같은 자금 유출현상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해외변수..日 금리, 동결? 인상?
|
해외변수 중 우선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은 20~21일로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회의다.
지난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일본은행이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 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의 3분기(10~12월) 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기 때문. 다만 일본 정부가 경기 부양의지를 밝히고 있어 이를 반영한다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만에 하나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더라도 국내증시에 크게 해로울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금리인상 결정시 엔저 현상이 완화되면서 환율측면에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우증권 역시 "금리인상 결정은 그동안 부진했던 IT와 자동차 등 국내 수출주에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뉴욕 다우존스와 니케이 지수 등 글로벌 증시가 최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란 분석에서다. 이밖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 경기선행지수, FOMC 의사록 등이 이번주 챙겨봐야 할 해외경기지표 이벤트다.
◇주도주 쟁탈전..금융이냐? IT냐?
|
2월랠리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단연 금융주다.
금융주는 시가총액에서도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IT업종을 제쳐 국내증시의 명실상부한 대표주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금융주의 독주를 의미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단순히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돼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샀다로 해석할 수 없다"면서 "다만 오를 만큼 오른 은행주보다는 보험, 증권 등 시야를 넓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대표주 역할을 자처했던 IT주는 기업이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IT섹터의 시장대비 상대 주가이익비율(PER)이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진 상태가 아니겠느냐는 인식 역시 현저하다. 다만, 바닥을 치고 상승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IT 기업의 이익수정비율은 한차례 가파르게 하락하고 나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면서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IT나 자동차 등 그동안 부진했던 섹터로 매수세가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견고하고, 엔/원 환율역시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돼 수출주에 대한 관심 또한 유효한 투자전략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