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계자들이 연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도 장기금리가 연일 상승하는 등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FRB 잇따른 `자산가격 거품` 경고
연준리 의장인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이틀 연속 자산가격 거품에 대해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27일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 위성 연설에서 "장기간의 경제적 안정과 낮은 위험의 시대는 종종 사람들의 도취감을 고조시키지만, 이는 결국 위험자산 가격의 하락을 수반하는 반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날 은행가협회 컨퍼런스에서 지적했던 집값 하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맥을 같이 하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전날 "미국의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에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대다수의 주택 소유자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잠재적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한 완충 자산을 갖고 있다"고 말해 집값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자넷 옐렌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도 이날 "허리케인 이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는 하더라도, 연준이 물가상승을 용인해서는 안된다는 점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캔사스시티 연준의 토마스 호니그 총재는 "물가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만큼 높아졌다"고 말했고, 수잔 비에스 연준 이사는 "고유가가 다른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물가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와 관련, MFR의 이코노미스트인 존 샤피로는 "연준 총재들은 지금 보수적인 통화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단 해리스도 연준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곧 끝날 것이라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결국, 연준 내부자들은 허리케인에 따른 성장률 둔화 효과는 일시적인 것으로 오히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연준 입장에서는 성장률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기능에 초점을 두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소비위축 현실로.."금리인상 불필요"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9월 소비자지수는 전달보다 18.9포인트 급락한 86.6으로, 지난 2003년 10월 이후 약 2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당초 이코노미스트들은 지수가 94.9정도로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마켓워치 집계)했었다.
앞서 지난 16일에 나온 미시간대학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3년만에 최저치인 76.9로 추락했다.
현 상황에 대한 평가지수가 108.9로 14.9포인트 하락했고, 6개월 뒤를 전망하는 기대지수는 71.7로 21.6포인트 떨어졌다.
또 그린스펀에 이어 차기 연준리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지난 25일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덕분에 연준이 과거 에너지 위기당시와 비교할 때 금리결정에 보다 유연성을 갖게 됐다"며 추가 금리인상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 금리를 0.25%p 인상할 당시 10명의 FOMC 위원중 마크 올슨 이사는 금리동결을 주장하며 반기를 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지표금리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나흘연속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