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연금 부실 심각..증시 위협

연금 적자 보충 불가피..실적감소 유발
  • 등록 2003-01-18 오후 1:24:27

    수정 2003-01-18 오후 1:24:27

[edaily 전설리기자] 3년간의 증시침체로 심각한 부실을 겪고 있는 기업연금이 향후 기업실적과 증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지적했다. 기업들은 1990년대 강세장에서 기업연금 불입액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했다. 당시만 해도 기업들의 이러한 관행은 "꿩먹고 알먹기"이며 기업과 종업원의 "윈-윈(Win-Win) 전략"으로 비춰졌다. 기업들은 현금 대신 주식을 연금료로 납입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종업원들은 연금 운용 실적이 좋아져 행복했다. 특히 미국의 기업연금은 기업들의 실적도 늘려줬다. 연금의 운용 실적을 당기순이익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기이한 회계원칙" 덕분이었다. 그러나 3년간의 약세장은 "행복 끝 불행 시작"으로 상황을 역전시켰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업연금의 자산은 급격하게 줄었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연금부채)가 그동안 불입한 연금료 및 운용 결과(연금자산)을 초과하는 상태가 됐다. 영국계 투자자문회사인 왓슨 아이어트(Watson Wyatt)는 1999년이래로 전세계의 연금 펀드가 2조8000억달러(21%)를 날렸다고 추정했다. 최근 컴퓨터 제조업체인 NCR은 주가 급락으로 발생한 연금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8억5000만달러를 충당금으로 쌓겠다고 밝혔다. NCR은 지난해 주가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기이한 회계규정덕분에 7400만달러의 연금수익을 순이익에 보탤 수 있었다. 그러나 주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올해에는 9500만달러를 연금비용으로 털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제너럴모터스(GM)도 193억달러에 달하는 연금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연평균 3배인 30억달러의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며 포드도 73억달러에 달하는 연금부족분을 충당코자 2억7000만달러를 연금자산으로 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금부족 현상은 퇴직자가 많고 노동조합이 강한 기업일수록 심각하다. 퇴직자가 생기면 연금에서 연봉의 일정비율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노조가 강한 기업의 경우, 퇴직자에 대한 연금 지급액이 미리 정해져 있는 확정지급형 기업연금(IRA 등)을 채택하고 있어 연금부족분을 고스란히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최근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 대형 항공사들이 이같은 퇴직금 제도로 최근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대표적인 예다. 이번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대형 항공사들의 총 연금부족분이 18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파산보호를 신청한 UAL과 델타항공은 4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연금부족분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향후 주가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HSBC의 주식 투자 전략가인 스티브 러셀은 "영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연금부족분이 350억파운드(580억달러)에 이른다"며 "주가 급등으로 부실이 메워지지 않는 한 향후 5년간 기업들은 수익이 3%가량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주가하락과 더불어 금리도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져있어 연금의 운용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잇따른 회계 스캔들로 회계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연금의 운용수익을 당기순이익으로 계상할 수 없게 돼 향후 기업들의 실적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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