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신규 수요만 연간 15만대에 달하던 1톤(t) 트럭이 올해 들어 경유(디젤)차 판매가 중단되고, 전기차와 액화석유가스(LPG)차만 판매되면서 시장에 지형변화가 빠르게 일고 있다. 한때 휘발유차를 누르고 50%에 육박하는 등록 비중을 차지하던 경유차는 올 들어 처음으로 LPG 차량에 등록대수가 밀리게 됐고, 중고차 시장에서만 체면을 지키는 처지가 됐다.
28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신차등록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누적 기준 상용차(트럭·버스·특장 등) 신규 등록은 LPG 차량이 3만8697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유는 2만2722대로 LPG가 1만5000여대 격차로 등록 대수를 추월한 상태다.
| 봉고 LPG 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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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차 부문에서 LPG 신차등록 대수가 경유보다 많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의 경우 상용차 부문 경유 신규 등록은 17만5314대, LPG는 1만4493대로 경유차가 월등히 많았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소상공인의 발’이자 ‘국민트럭’이라 불려 왔던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가 경유(디젤) 차량은 생산하지 않고 LPG 차량과 전기차만 판매하면서 경유차 판매량이 가파르게 급감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1톤 디젤트럭 단종은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1톤 경유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2025년부터 배기가스 배출등급 4등급 차량은 서울시 녹색지역 운행이 제약되는 것도 경유차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관계자는 “상용차와 달리 규제가 없는 승용차 부문에서는 아직 경유차가 LPG차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며 “하지만 탈탄소화 기조에 따라 경유차 규제가 점점 강화하고 있고 경유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1톤 트럭 판매량도 점차 줄면서 전체 신규등록은 LPG가 경유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 ‘2024 포터 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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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경유차는 그나마 중고차 시장에서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올해부터 판매가 시작된 LPG 1톤 트럭이 아직 중고시장에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누적 기준 상용차 부문 중고차 등록은 경유가 11만6094대로 LPG(7700대)보다 여전히 많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차 출시 이후 2~3년여가 지나면 중고차 시장에도 물량이 풀리기 때문에 조만간 중고차에서도 경유차보다 LPG차 등록이 많아질 것”이라며 “경유차 판매가 가파르게 줄면서 내년부터 경유차 연간 등록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