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연초에 3년물에서 30bp(1bp=0.01%포인트) 오버발행된 미래에셋증권보다도 신용등급은 한 단계 낮은 AA-인데다, 현대차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등에 업고도 작년 회사채 데뷔전에서 미매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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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증권채 시장은 겨우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연초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줄줄이 오버 금리로 발행을 마쳤지만, NH투자증권이 언더발행 스타트를 끊었다. 연말 불거진 태영건설(009410) 리스크가 시스템으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란 안도감이 형성되면서다.
연초 이후 미국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에 회복 조짐을 보인 증권채 시장 투심이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공채 금리가 얼마만큼 올라가느냐에 따라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현대차증권이 부담을 진 셈이다.
입찰에 참여하는 업계 반응도 시큰둥하다.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받는 현대차증권 회사채에 입찰하는 리스크를 질 필요가 있냐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우량등급 증권사 회사채 수요예측 분위기가 쉽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운용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신용등급이 AA0 정도의 우량채라도 가격을 낮춰 응찰하겠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없다는 게 전반적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다만 CPI 충격이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PI 발표 이튿날인 15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24% 내린 4.2140%을, 30년물도 1.37% 하락한 4.3880%을 기록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달치의 CPI에 흥분하지 말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발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