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앞서가는 TSMC와 쫓아오는 인텔 사이에 놓였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데 인텔은 2위인 삼성전자 자리를 빼앗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샌드위치 신세가 된 삼성전자는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노하우 싸움이 될 2나노에서 이미 경험을 축적한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충분히 우위에 설 수 있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40년 가까운 업력을 가진 TSMC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의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는데요, 오는 2025년 모바일용 2나노 공정을 양산하고 2026년 고성능컴퓨팅(HPC)용을, 2027년 차량용 제품 공정 양산에 돌입합니다.
삼성전자는 2나노 제품에 GAA를 적용합니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감싸는 형태의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입니다. 회로 선폭이 점점 미세해지면서 전류 누설과 반도체 오작동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법입니다. 채널 3개면을 둘러싼 기존 핀펫 구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도 좋습니다. 기존 대비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죠.
|
GAA 첫 적용 TSMC 어려움 겪을 듯…“업력 무시 못해” 신중론도
수율은 곧 가격으로 이어집니다. 수율이 높다는 건 한 웨이퍼 안에 합격품이 많다는 뜻입니다. 수율이 낮으면 양품이 적어 원가를 회수하기 위한 반도체칩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 즉 수익성을 결정짓는 수율에 따라 고객사 확보 여부도 갈리는 셈입니다. 반도체업체들이 수율 향상에 목숨을 거는 까닭이죠.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GAA는 삼성전자가 선점한 상황인데 TSMC가 GAA 공정을 도입하면서 삐걱거리면 주요 고객사를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TSMC와 신뢰가 끈끈한 대형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로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파운드리업만 약 36년간 하며 많은 물량과 고객 요구사항을 맞춰온 TSMC 역량을, 출발이 늦은 삼성전자가 따라잡기는 아직 무리라는 겁니다.
최리노 인하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능력이 많이 올라오긴 했으나 여전히 TSMC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20년 가까이 차이 나는 업력에서 오는 기술력과 노하우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