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패션 업계에 ‘조용한 명품(Quiet Luxury)’이 뜨고 있다. 명품 브랜드 로고를 부각하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보다 단정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로 승부하는 브랜드가 각광받고 있다.
|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재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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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올해 패션계 최대 화두로 ‘은밀한 명품(스텔스 럭셔리)’을 꼽고 있다. 로고가 뚜렷이 드러난 브랜드를 지양하는 대신 단순하면서도 간결함을 추구하는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다.
| 브루넬로 쿠치넬리 매장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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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스텔스 럭셔리 브랜드로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로로피아나 △키톤 △델보 △벨루티 △발렉스트라 등이 꼽힌다. 이 브랜드들은 고품질의 제품을 소량 생산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 점이다. 소위 ‘알 만한 사람은 한눈에 알아보는 브랜드’로 부유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구하다’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4월 23일 기준 키톤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6%나 늘었다. 같은 기간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로로피아나 매출도 각각 93%, 58% 증가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샤넬과 루이비통 대신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하더라도 희소성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법원에 출석할 당시 착용한 단조로운 색상의 로고가 없는 옷을 스텔스 럭셔리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했다. 그가 착용한 대표적인 제품에는 프라다의 폴로 캐시미어 셔츠(약 300만원)부터 셀린느 트리옹프 레이스업 가죽 부츠(150만원) 등이 있었지만 자세히 보지 않고는 브랜드를 특정하기 어려운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스텔스 럭셔리 트렌드가 각광받는 이유는 ‘명품의 대중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MZ세대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명품 시장은 급성장을 이뤘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소비 시장 규모는 168억달러(한화 약 21조원)로 전년대비 24% 성장했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으로 중국과 미국의 1인당 지출액인 55달러, 280달러를 넘어 전 세계 1위다.
또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 침체 영향도 스텔스 럭셔리의 인기를 앞당긴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호황기와 달리 과시 욕구가 다소 줄어들어서다.
장 자크 귀오니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많은 소비자가 브랜드 로고가 두드러진 제품을 원하고 있지만 조용한 럭셔리에 대한 신중한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생로랑 2023 가을·겨울(F/W) 컬렉션.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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