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종당 시뮬레이션만 4만5000시간…100억여원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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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가가 진행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은 2005년 12월 준공됐다. 4만m²(1만2100평)의 시험동과 2900 m²(877평)의 충돌장을 갖췄다. 실제 차량을 활용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충돌시험장은 100톤(t)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된다.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t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이날 공개된 충돌 안전 평가는 아이오닉 5의 64km/h 40% 옵셋 충돌로, IIHS 충돌 상품성 평가에 포함돼 있는 항목이다. 64km/h 40% 옵셋 충돌은 충돌 속도 64km/h로 차량 전면의 40%를 변형벽에 충돌시켜 차량내 승객의 충돌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충돌 결과 아이오닉 5는 승객 공간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인체 모형에 큰 상해가 없음을 증명해 보이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IIHS 해당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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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충돌 시험 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의 충돌 해석 과정을 거치고 있다.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버추얼 차량 모델을 통해 슈퍼 컴퓨터로 여러 충돌 상황을 구현하는 것이다. 실제 차량 없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돌 안전 성능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어 개발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버추얼 시뮬레이션 과정 한 건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5000시간이 소요된다.
현대차그룹은 매일 100회 이상, 연간 3만회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승객과 보행자의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따른 승객의 다양한 자세 변화에 맞춰 최적의 안전 장치를 탑재하는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충돌 시험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충돌 상황을 구현해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막대한 비용도 투입된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차량당 총 100억여원의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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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검증은 충돌 피해를 보다 정확하게 계측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인체 모형(더미)에 적용된 센서를 통해 상해 데이터를 계산하고 차체 변형 정도를 계측해 종합적인 차량 안전성을 분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으며 영유아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성인을 모사하는 인체 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 반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정면충돌 인체 모형인 쏘오(THOR)와 측면충돌 인체 모형인 월드SID를 중심으로 충돌 안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쏘오 인체 모형의 경우 기존 모델인 하이브리드-Ⅲ 대비 머리, 목, 흉부, 복부, 골반, 하지 등 부위에 센서를 100개 이상 더 추가해 보다 정밀한 상해 계측이 가능하다. 월드SID 모형 역시 기존 유로(Euro)SID 대비 생체와의 유사성을 높이고 센서를 추가해 상해 계측을 더욱 상세하게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충돌 안전 성능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고전압 배터리 모듈/팩의 압축 및 충격 단품 시험 △주행 중 하부 충격 시험 △실사고 통계 분석을 통한 전기차 개발 기준 적절성 검토 △충돌 화재 예방을 위한 패키지 및 설계 구조 검토 △전기차 전용 분석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전기차 충돌 안전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 상무는 “고객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높은 안전 성능을 목표로 차량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