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신한금융투자는 17일 내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시장의 숙제로 공신력 있는 기준과 사후 보고를 꼽았다. 올해 ESG 채권시장이 질적인 성장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공신력 있는 기준이 없고 사후 보고가 내년에 처음 시작되는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상훈·정혜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올해는 ESG 채권시장에 큰 의미가 있는 한해였다”며 “발행규모 증가는 2019~2020년이 더 컸지만 올해는 질적인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2018년 5월 KDB산업은행이 3000억원의 녹색채권을 처음 발행한 이후 ESG 채권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공사·공단이 발행하는 사회적채권이 주를 이뤘던 2019~2020년과 달리 민간회사의 녹색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민간회사 발행도 일반제조업체의 발행과 더불어 은행, 카드, 캐피탈사 모두 발행이 증가했다.
민간에서의 체계가 정립되고 있지만 숙제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투는 “ESG 채권시장의 개화가 진행된 2021년은 초도발행 효과를 누리면서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줬다”면서도 “공신력 있는 기준이 부재하며 ESG 채권의 화두가 될 사후 보고가 내년에 처음 시작된다”고 말했다.
공신력 있는 기준은 올해부터는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IFRS가 지난달 열린 COP26에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심의회(ISSB) 설립을 발표했고 이들은 내년 6월까지 국제적으로 통일된 ESG 공시 기준 제정 역할을 한다. 금융위도 지속가능성 정보의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ESG 채권은 조달자금 사용과 자금 배분 보고가 필요한데 올해 첫 발행이 많았던 만큼 내년에 인증기관 점검도 처음 나올 예정이다. 신한금투는 “발행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던 만큼 큰 이슈가 되지 않겠지만 인증의 공신력이 확보되려면 일말의 불협화음도 없어야 한다”며 “내년은 ESG 채권시장에서 또 한 번의 변혁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