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러 겨냥 "독재자 영향력 확대" 성토…文 언급은(종합)

바이든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민주주의 강화 위한 지속적 노력 필요"
중·러 견제 목적…"억압 정당화하려 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와중에 더 주목
文, 중·러 언급 안해…"민주주의 협력"
  • 등록 2021-12-10 오전 7:39:47

    수정 2021-12-10 오전 7:39:4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약 110개국 정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으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약 110개국 정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으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민주주의는 우연히 얻어지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 모두발언에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개막식에는 89개국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이틀간 열린다.

미국 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이번 회의는 미국이 주도하는 것이다.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는 목적의 모임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우려스러운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민주 국가들의 절반이 최근 10년간 민주주의에서 후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한층 복잡하고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세계적인 도전과 맞물려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듯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힘을 키우고 억압적인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두 나라를 성토한 것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민주 진영의 공동체로서 하나로 통합하는 가치를 옹호해야 한다”며 “정의와 법치, 의사표현과 집회, 언론과 종교의 자유, 개인의 인권 존중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 세계 차원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모두 4억2440만달러(약 4천99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회의가 주목 받는 건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선언한 이후 서방 진영의 동참이 늘어나는 와중에 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깃발을 들자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뒤따른 상황이다. 동시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들어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초대 받지 못했다.

文, 중·러 언급 안해…“민주주의 협력”

이날 회의에 나온 일부 정상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강하게 성토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의 공격성에 우려를 표하며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 인권에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의 참석 후 트위터에 “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게 아니다”며 “싸워서 얻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대만의 참석 역시 주목 받았다. 대만은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커지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미국은 대만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본회의 첫 번째 세션 발언에 나서며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듯한 발언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반세기 만에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면서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인류가 민주주의와 함께 역사상 경험한 적이 없는 번영을 이루었지만 포퓰리즘과 극단주의, 불평등과 양극화, 가짜뉴스, 혐오와 증오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민주주의를 지켜낼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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