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생후 16개월 여아 정인이를 학대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에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양모는 “딸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모 장씨가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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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모 장 모(35) 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사형과 아동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장씨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남편 안 모(37) 씨에 대해서는 징역 7년 6개월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안씨에 대해서도 “장씨의 학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방관하면서 피해자를 지켜줄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전했다.
| 정인이 양부모의 결심 공판이 열린 지난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들이 양모가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호송차를 향해 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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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장씨는 “완벽했던 우리 공주를 제가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며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과해져 집착이 됐다”고 말했다.
또 “짐승만도 못한 엄마 때문에 억울한 죽음을 맞은 딸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다”며 “아이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준 저는 죽어 마땅하며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장씨는 “정인이를 힘들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미워하거나 잘못되기를 바란 적은 없다. 절대로 아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거나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상상도 못한 일을 제가 저질렀다”며 “처음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했지만 힘들고 아팠어도 아이 먼저 생각하고 참고 인내했어야 했다.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딸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한다”며 “끝까지 나를 믿어 주고 나를 위해 희생해준 남편에게 배신감을 준 저는 아내의 자격이 없다”고 흐느꼈다.
| 정인이가 입양가정에 보내지기 전(왼쪽)과 후에 극명하게 달라진 모습이 담긴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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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정인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10월13일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10월 15차례에 걸쳐 정인이를 집이나 자동차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유모차가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도록 밀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있다.
양부 안씨는 정인이가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당해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사실을 알고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검찰은 장씨에게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적용했으나 지난 1월13일 첫 재판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살인죄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