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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인양이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증인으로 나와 입양 직후인 지난해 3월부터 정인양의 몸에서 상처를 수차례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정인이가 입학했던 3월 당시엔 나이에 맞게 잘 자라고 있었고 쾌활했다”면서도 “보통 아이들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상처가 발견되는 데 반해 정인이는 2주에 한 번씩 상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장씨에게 정인양 몸에 생긴 상처의 이유를 물었지만 예민하게 반응하고 대답을 회피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상처 원인을 잘 알고 있는 대부분 부모 사례와 달랐다는 것이다. A씨는 장씨로부터 “‘베이비 마사지’ 때문에 멍이 든 것 같다”는 설명을 한 차례 들었지만, 마사지를 받은 것치곤 멍의 정도가 너무 심했다고 덧붙였다.
정인양은 숨을 거두기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에도 어린이집에 등원했지만,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비춰보면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빴던 것으로 보인다. 정인양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쇠약했고, 평소 좋아하는 과자를 줘도 입에 넣지 않았다. A씨는 “그날 모습은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며 “그날이 마지막이었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전국에서 정인이의 엄마·아빠를 자처한 이들은 각지 법원 앞에서 1인 피켓시위에 나섰다. 대법원, 서울동부·서부·북부지법 등 서울지역을 비롯해 수도권인 인천·수원·의정부, 강원권인 춘천, 중부권인 대전·청주, 경상권인 부산·울산·창원·대구, 호남권인 광주·전주, 제주도까지 전국 팔도에서 진행했다.
1인 피켓시위에 참여한 강북구에 사는 장현주(38)씨는 “3살짜리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처지에서 끔찍한 학대 속에 16개월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 사건은 너무 충격적이었다”며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작지만,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져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