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뜨겁다고? 美서도 열기 뜨거운 공모주 시장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293490)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국내 공모주 시장이 대어(大漁)들의 잇따른 등장에 뜨거워진 가운데 미국 공모주 시장도 이에 질세라 열기가 거세지고 있다.

전통적인 IPO 방식 대신 직상장 방식을 택해 이목을 끌기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 팔란티어(Palantir) 배너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걸려 있다. (사진=AFP)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미국 내 33개 기업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공모규모는 132억달러(15조 2262억원)로 월간 IPO(기업공개) 건수와 공모금액 모두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IT(정보기술) 업종이 전체 공모금액의 57%를 차지하며 전체 흐름을 주도했다. 이어 헬스케어 기업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면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소재 △부동산(리츠) △금융 △자유소비재 △필수소비재 등 업종 분포 역시 다양했다.

최근 미국 IPO 시장에서 떠오르는 키워드는 ‘소프트웨어’와 ‘직상장’,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으로 요약할 수 있다. 9월 신규 상장한 IT 기업 가운데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이 많았다. 데이터 웨어하우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노우 플레이크(Snowflake)와 소프트웨어 개발툴을 제공하는 제이프로그(Jfrog), 게임 개발 기업 유니티 소프트웨어(Unity Software) 등이 대표적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문화 확산과 성장주 쏠림 현상 등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가 반등했고 밸류에이션도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면서 상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20년 9월 미국 신규 상장 업종별 분포 (자료=한국투자증권)

이 가운데 프로젝트 관리툴을 제공하는 아사나(Asana)와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 팔란티어(Palantir) 등은 전통적인 IPO 방식 대신 직상장 방식을 택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직상장은 신규 공모 없이 기존 주주들의 주식이 곧바로 상장되어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방식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 주간사 및 로드쇼가 없어 비용과 시간 모두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기간 SPAC이 전체 IPO 건수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요소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IPO 시장에서 상장을 원하는 비상장기업들에 매력적인 대안으로 자리했다는 평가다.

방경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의 영향 속에서도 10월 IPO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유효할 것이다”면서도 “증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최근의 기술주 조정, 11월 대선 이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