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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탄환’ 항생제는 어떻게 탄생했나
1차 세계대전 사망자 중 많은 숫자는 총탄이 아닌 세균에 목숨을 잃었다. 전쟁 도중 입은 부상으로 생긴 감염병을 치료할 항생제가 전혀 없었던 탓이다. 당시 독일군으로 부상병을 치료하는 임무를 맡았던 게르하르트 도마크는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심술궂고 비겁하게 사람을 살해하는 지독한 적’인 세균과의 전쟁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항생제를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마법 탄환’으로 여겼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상황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1년 전이었다면 낯설었을 이야기지만 코로나19와 맞닥뜨린 지금은 ‘데자뷔’처럼 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항생제 등장 이전 국가의 질병 통제 방식은 “감염 예방”에 집중돼 있었다. 코로나19에 방역으로 맞서고 있는 지금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감염의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결국 예방과 공중보건 강화, 방역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관심은 코로나19를 치료할 신약의 등장이다. ‘신약의 탄생’은 신약 연구자인 윤태진 유한양행 글로벌사업개발(BD)팀장이 암, 알츠하이머, 노화 등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제약업계의 다양한 시도를 정리한 책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언급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백신은 치료제와 다르게 건강한 사람들에게 주사하는 것이기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희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암, 알츠하이머, 노화 등에 대한 신약 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저자는 코로나19 또한 언젠가는 정복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