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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친노무현)직계이자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김태년(56·경기 성남시수정구) 의원이 7일 차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177석을 바탕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한 그는 민주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1년간 거대여당을 이끈다. 단독 패스트트랙 상정도 가능할 정도로 막강한 입법 권력을 손에 쥐었으나 동시에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극복과 이로 인한 경제 위기 해결이라는 만만찮은 숙제도 받아들었다.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소감에서 “직접 경제위기 대책을 챙기며 속도를 내겠다”고 강력한 추진력을 시사했다.
친노·친문 직계… 결선 없이 1차 투표서 당선
신임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민주당 1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163표 중 82표를 얻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결선 없이 당선됐다. 전해철 의원이 72표, 정성호 의원이 9표를 얻었다. 투표 전 양강으로 꼽힌 전 의원과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었으나 1차 투표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냈다. 지난 20대 국회 4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다가 전임 이인영 원내대표에 밀려 낙선했던 아쉬움을 단숨에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다가오는 이 시기에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맡게 돼 어깨가 매우 무겁다”며 “민주당의 안정과 통합을 당지도부 및 소속 의원님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기간동안 강조해온 ‘통합의 리더십’을 재강조하며 당력을 하나로 모아 속도감 있는 입법 과제 달성을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간부로 활동하며 1987년 6월 항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경기도 등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만든 개혁국민정당에 참여했다가 2003년 열린우리당에 흡수돼 이듬해 치른 17대 총선에서 40세의 나이로 국회에 입성했다. 친노 직계이자 친문으로서 열린우리당을 끝까지 지킨 인사이기도 하다.
이번 당선으로 집권 4년 차를 맞은 청와대와의 관계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개혁입법 과제 드라이브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투표 이전에 진행한 정견발표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위기 대응에 매진하고 있다”며 “민주당 역시 한 명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절박한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원내대표 선거 결과로 민주당에 친문 영향력이 비대해지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으로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전당대회에서도 친문을 내세운 후보들이 호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친문 인사가 원내대표 자리를 가져간 만큼 다음 선거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인사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이른바 기계적 균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슈퍼여당 이끌며 경제위기 돌파 막중 책임
국회 밖 상황도 녹록잖다. 생활방역으로 단계가 낮아지긴 했으나 코로나19 위협이 여전한데다 경제 위기라는 2차 쓰나미가 엄습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예산·입법을 지원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1~2차 추경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3차 추경안을 처리하는 것도 김 원내대표의 예정된 과제다.
7월 출범이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 처리 및 초대 처장 임명에 따른 인사청문회도 손수 매끄럽게 마무리지어야 한다.
아울러 원구성 협상도 당면 과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8일 선출될 것으로 보이는 미래통합당의 신임 원내대표와 머리싸움을 벌여야 한다. 비록 민주당이 180석에 가까운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하긴 했으나 야당의 저항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파열음이 나는 것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달갑잖다. 68명에 이르는 초선 당선인을 비롯해 소속 의원들을 잡음 없이 각 상임위에 배치하는 것도 난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