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e사람]“헬로네이처, 물류센터에 100억 투자…마켓컬리와는 다른 길 갈 것”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 인터뷰
BGF리테일 인수 1년 만에 매출 2배↑
첨단 물류센터 구축 위해 100억 투자
“친환경·비건·저염식 등 틈새시장 노려”
하반기 헬로네이처 로고·심볼 변경 계획
  • 등록 2019-08-01 오전 6:04:00

    수정 2019-08-01 오전 6:04:00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헬로네이처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헬로네이처는 마켓컬리 등과는 스타일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벽배송이 ‘마트’의 대체재라고요? 마트 꼭 가세요. 마트에 없는 식품을 사고 싶을 때 ‘헬로네이처’를 이용하면 됩니다.”

“하체 튼튼해야”…물류센터에 100억 투자

온라인 프리미엄 푸드마켓 헬로네이처 오정후(49) 대표는 지난달 25일 서울 역삼동 헬로네이처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이 지난해 4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헬로네이처는 ‘친환경’ ‘비건’ ‘저염·저당식’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2012년 농산물 등 신선식품 생산자 배송 플랫폼으로 시작한 헬로네이처는 2015년 말부터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BGF가 2018년 6월 300억 원을 투자해 SK플래닛으로부터 헬로네이처 경영권 지분 50.1%를 확보, 헬로네이처를 운영하고 있다.

BGF는 헬로네이처 인수 이후 곧장 최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오 대표는 “유통업에서는 허리가 상품이면 머리는 마케팅이고 하체는 물류, 혈관은 정보통신기술(IT)이다”라며 “인수 이후 헬로네이처는 1000여 개의 농가와 협업 및 네트워크를 갖춘 것은 강점이었지만 마케팅과 물류가 약했다. 지난 1년간 물류망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헬로네이처는 지난 1월 경기도 부천에 총 4630㎡(약 1400평·일 평균 약 1만 건 처리 가능) 규모의 신선물류센터를 열었다. ‘피킹’ 과정에서 보이스 오더(Voice Order) 방식의 ‘AI피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업자가 헤드셋을 끼고 물류센터에 들어가면 최적의 동선에서 컴퓨터가 상품의 위치를 음성을 알려 준다. 이를 통해 물량 처리 속도가 3배가량 빨라졌고 오피킹률은 제로에 가깝다.

오 대표는 “유통 스타트업이 갖는 한계는 ‘물류망’이다. 유통은 체력이 좋아야 한다”며 “헬로네이처는 상품에 대한 노하우는 꽤 갖췄다고 판단해 물류와 IT쪽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등 고객 취향존중 상품 강화할 것”

헬로네이처의 사업방향은 ‘프리미엄’ 이면서 ‘개인 취향 존중’이다. “여름사과인 ‘쓰가루(아오리)’ 품종 햇사과는 왜 푸를 때만 먹어야 하지?” “붉은 아오리가 더 맛있는데 그건 왜 팔지 않는 건가?” “새벽에 갓 딴 ‘무화과’는 맛볼 수 없을까?” 오 대표는 자신이 어릴 적 즐겼던 과일 맛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실천에 옮겼다.

오 대표는 “처음엔 ‘미친 짓’이라는 평이 많았다. 매일 새벽 냉장차를 전남 함평까지 보내 상품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며 “그러나 온라인 경쟁이 심화하는 지금 고객 ‘개인 취향’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특화’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헬로네이처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헬로네이처는 마켓컬리 등과는 스타일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헬로네이처는 고객 취향에 따른 특화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햇사과, 무화과와 같은 △더 신선, 포장재 쓰레기 걱정 없는 △더 그린 △비건, 저당·저염식 건강한 식품을 선보인 △닥터키친 등이 대표적이다.

오 대표는 “생태주의도 ‘힙’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국에서도 비건을 공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비건인들이 자주 찾는 헬로네이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그린 배송을 한번 써본 고객은 쓰레기양이 거의 나오지 않아 타업체서 갈아 타며 충성고객이 된 분들도 있다”며 “마켓컬리 등과는 스타일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라고 했다.

한편 헬로네이처는 하반기 로고나 심볼을 변경,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매출 목표는 300억 정도로 전년 대비 2배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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