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 신재생] "올여름 500kwh 사용, 전기료 '0원'...실화에요"

노성남 십자성마을 전무이사 인터뷰
월남전 참전용사 의기투합해 '에너지자립마을' 참여
태양광 설치 52가구 중 7~8가구 전기료 '제로' 실현
아파트 설계 때부터 베란다 태양광 의무화 필요해
  • 등록 2018-10-12 오전 6:00:00

    수정 2018-10-12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올 여름 엄청나게 더웠죠? 저희 집도 에어컨 돌리느라 전기를 500kwh가량 썼어요. 이쯤 되면 보통 전기요금 폭탄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저희가 낸 전기료는 ‘0원’이에요. 5년 전부터 설치한 태양광 덕분입니다.”

노성남(72) 서울 강동구 십자성마을 전무이사는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태양광을 설치한 52가구 중 저희 집을 포함한 7~8가구는 수년째 전기요금 ‘제로’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0원’이 가능한 것은 사용량을 넘어서는 전력을 생산하면 한국전력이 초과생산분 만큼 다음 달 요금을 깎아주기 때문이다.

노 전무는 “일조량이 풍부한 봄·가을에 전기를 많이 만들어내 전기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의 전기요금을 상쇄하고 있다”며 “가구당 월평균 300㎾를 생산하고 있는데 오히려 전기량이 남는 가구도 있다”고 말했다.

십자성마을은 1974년 베트남 참전 중 부상을 당한 장병들이 모여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조성한 국가유공자 용사촌이다. 조성 당시 101가구였으나 사망, 이사 등으로 현재 46가구만 유공자 가구이며 나머지는 일반 가구로 구성돼 있다. 마을 이름은 파병을 위해 해병대 청룡부대원들이 부산에서 배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하던 길인 남중국해의 밤하늘에 떠있던 남십자성에서 나왔다.

끈끈한 전우애로 뭉친 마을 사람들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에너지자립과 태양광발전 사업에 의기투합했다.

노 전무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고 다들 많이 놀랐다”며 “마침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캠페인이 있었고, 이에 동참하는 게 애국하는 길이라는 데 뜻을 모아 에너지자립마을사업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사업승인을 받은 후 멀티탭 사용 등 절전운동으로 에너지 10% 절감 성과를 얻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며 “2013년부터는 절약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자는 생각으로 태양광 사업을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초기 10가구로 시작해 현재 51가구(유공자 31, 일반 21)가 주택용 3㎾급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며 “이들의 에너지 자립률은 70~80%(마을 전체는 46%)에 달한다”고 밝혔다.

노 전무는 십자성마을과 같은 에너지자립마을이 전국적으로 보편화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아파트 설계 때부터 ‘베란다 태양광 설치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실제 부담은 30만원가량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점점 내려가는 추세”라고 했다.

그는 또 “고속도로 주변 땅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며 “도심이나 농지 등 다른 곳에 비해 일조권 문제나 땅값 보상 부담 등이 상대적으로 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전무는 “태양광 발전에 대해 비용 등 우려로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우리 손주들이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겪게 될 고통을 생각하면 손익을 따지지 말고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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