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와 아이유의 경우처럼 최근 몇 년 사이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이 유행이다.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에는 세계적인 DJ 스티브 아오키가 참여했고, 용준형의 ‘소나기’는 10cm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했다. 인기 뮤지션의 앨범 수록곡 가운데 한 두 곡은 다른 아티스트가 피처링한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7년 빌보드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미국 싱글 차트 10위까지 오른 팝송 가운데 2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콜라보레이션 곡은 40%였다. 다른 장르에 비해 피처링이 일반화돼 있는 힙합의 경우 이 비율은 6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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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의 콜라보레이션도 마찬가지다. 뮤지션들은 새로운 팬을 확보하고, 더 많은 인기를 끌기 위해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스템인 셈이다.
실제로 런DMC와 에어로스미스의 ‘Walk This Way’는 대중음악의 콜라보레이션 문화를 본격화한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콜라보레이션은 존재했다. 1968년에 발표된 비틀스의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의 기타 연주는 에릭 클랩튼이 했다. 다만 ‘Walk This Way’는 이후 대중음악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이 곡은 원래 에어로스미스가 1975년에 발표해 빌보드 차트 10위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런데 11년 뒤 런DMC와 협업한 버전은 이보다 높은 4위까지 올랐다. 그 때까지 힙합 가수가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이기도 했다.
‘Walk This Way’의 상업적 히트 이후 팝송의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점은 특히 주목된다. 팝송이나 록에 힙합 요소가 삽입되는 경우가 잦아졌고, 아예 ‘랩 록’이라는 장르가 형성되기도 했다.
특히 이 노래의 성공을 계기로 힙합은 언더그라운드에서 벗어나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힙합은 피처링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장르다. 오늘날 힙합이 록을 제치고 가장 인기있는 대중음악 장르로 부상하면서 콜라보레이션 문화는 더욱 확산됐다.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비판도 일각에 존재한다. 음악적 지향점이 다른 두 아티스트가 단지 돈벌이를 위해 힘을 합쳤다는 비난도 들을 수 있다. 제이지와 비욘세 부부의 콜라보레이션은 종종 이유 없이 욕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팬 입장에선 콜라보레이션만큼 반가운 일도 또 없다. 아이유의 신곡을 기다리는 동안 지코의 노래를 통해 아이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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