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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는 지난 5월 31일 옛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해 출범했다.
공사는 통합과 함께 세계적인 규모의 도시철도 운영기관으로 발돋움했다. 하루평균 수송인원은 679만명(이하 2016년 기준)으로 베이징(934만명)에 이어 세계 2위다. 영업거리는 300.1㎞로 베이징(460㎞), 런던(402㎞), 뉴욕(380㎞)에 이어 세계 4위다. 보유차량(3571량)과 운영역수(277개)도 각각 세계 4위·3위다.
“지하철부터 자전거부터 모든 교통수단 아우를 것”
서울교통공사의 초대 사장을 맡은 이가 김태호 전 서울메트로 사장이다. 김 사장은 작년 8월 서울메트로 사장을 맡기 전에는 2년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을 지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통합을 이끌기 위한 맞춤형 인사다.
김 사장은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양사의 통합 이후 상황에 대해 “이륙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차 목표는 기내 안전벨트를 풀어도 될 정도의 안전고도에 진입하는 것”이라며 “‘서울교통공사’라는 비행기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남은 과제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경영구조 개선, 신사업 진출 등 산적한 과제가 많다.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잡아야 비로소 성공적인 출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공사의 성공적인 통합이 눈 앞의 과제라면 서울 대중교통 혁신은 교통공사의 미래를 좌우할 장기 과제다.
김 사장은 “파리나 런던 등 해외 교통공사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 택시, 심지어 자전거사업까지 하고 있다”며 “교통공사도 지하철 연계교통 활성화와 편리한 교통서비스 제공을 위해 트램 운영과 전기버스 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도로 위를 달리는 전철인 트램은 현재 레일바이크나 공원 등으로 활용하는 그치고 있는 전국의 폐철로선을 활용해 도시재생측면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버스도 마을버스가 없는 곳을 중심으로 도입하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존 전동차 정비기술과 공사의 차량기지를 전기버스 정비사업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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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이외에도 다양한 신사업을 구상 중이다. 무임승차 손실로 인해 발생한 만성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277개의 지하철 역사와 11개 차량기지 등 보유 인프라를 통해 물류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2014년 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맡기 전까지 KT 혁신기획실장, 차케어스 사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며 쌓아온 경험을 밑거름으로 한 발상의 전환이다.
김 사장은 “차량기지에 수도권 물류 허브센터를 구축하고 각 역사에 물류집하장이나 공동수발송센터를 설치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공사의 수익창출뿐만 아니라 물류차량의 도심진입 억제로 사회적 편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심역사에 설치한 공동수발송센터 운영이 활성화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약 40년간 쌓아온 지하철 운영 노하우를 해외로 수출하는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981년부터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 지하철 운영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 사장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주력으로 지하철 운영컨설팅뿐만 아니라 운영권 획득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서울 지하철의 안전성과 정시운행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브라질 등에도 지하철 운영 및 유지관리 사업을 제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안전 투자·정규직 전환 등 과제 ‘산적’
김 사장의 눈은 미래를 향하고 있지만 교통공사의 현실은 각박하기만 하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서울 지하철의 시설노후화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사용 연한이 이미 지난 전동차가 철로를 달리는 등 시설 노후화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시설들을 대대적으로 개축하고 장비는 교체하는 게 최선이지만 결국 돈이 문제다. 인구 고령화로 무임승차자가 급증하면서 적자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 사장은 “실시간 영상정보로 시설물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비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장시점을 사전에 예측해 안전성 확보와 시민편의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안전성 제고를 위해 중요한 것은 시스템보다 사람에 의한 안전사고를 줄이는 것”이라며 “최근 5년간 장애사고 원인 중 49.5%가 인적오류 때문이었다. 현장 직원이 위험요소를 발굴·제거하는 데 참여하고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둬 인재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차별은 없어야 하지만 차이는 필요하다는 것이 원칙”이라면서도 “차이점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노사간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1월1일 정규직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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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역무원이 폭행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했다.
그는 “옛 도철 사장 시절에 주취자에 의한 역무원 폭행사건을 보고받고 경찰에 준사법권을 달라고 요청도 했었다”며 “역무원이 맞았다는 보고를 받으면 안타깝고 답답하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54건에 불과했던 지하철 역무원 폭행건수가 2015년에는 128건, 2016년 114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폭행사건이 발생하면 업무는 경찰에 사건을 인계할 때까지 법무팀과 법률대리인이 전담한다. 폭행에 따른 1차적 피해가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 조사 등으로 경찰서를 오가다보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역무원 폭행사건이 접수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역무원 폭행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다른 시민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 시민의식이 더 성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사장은
△1960년 △마산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서울대 산업공학 석사 △美 텍사스 A&M대 산업공학 박사 △KT혁신기획실장 △하림그룹 상무 △차병원그룹 부사장 △차병원그룹 차케어스 사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서울메트로 사장 △서울교통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