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전 정치 팟캐스트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등 특정 유명인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의 팟캐스트는 대중이 만들어 대중이 소비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국내 대표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는 9000여개 넘는 팟캐스트가 운영중이다. 이중 상당수 시사·정치 분야 팟캐스트다. 또 상위권 팟캐스트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단골로 출연할 정도다. 미디어 노출에 민감한 국회의원들이 간과하지 못하는 매체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벤처 1세대 격인 김동희 팟빵 대표는 팟캐스트의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보기가 일반화 됐지만 오디오 수요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동시에 여러 일을 할 때 팟캐스트는 유용하다. 집안일을 하거나 이동을 할 때 등 귀에 이어폰을 꽂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팟캐스트는 언제든 이용 가능한 매체다.
사물인터넷(IoT)의 발달은 팟캐스트의 시장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대중화중인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팟캐스트 유통의 새로운 경로가 될 수 있다. 팟캐스트가 스마트폰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팟빵은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16년 하반기부터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 팟캐스트 호스팅 서비스를 넘어 팟빵 자체 제작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만들고 있다. 애플 팟캐스트와의 경쟁까지 피하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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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팟빵 대표는 2012년 ‘나는 꼼수다’에서 팟캐스트 호스팅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팟캐스트 제작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팟빵을 개발했던 것. 지금 팟빵은 약 300만의 가입자, 50만의 월간 순 이용자를 기록중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플랫폼 서비스와 비교하면 보잘것 없다. 그러나 한국어 팟캐스트 시장에서는 독보적이다. 애플 팟캐스트 외에는 경쟁 매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애플 팟캐스트로 유통되는 상당수 한국어 팟캐스트도 팟빵에서 호스팅을 하고 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팟캐스트가 오디오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매체라는 점과 미디어적인 성격이 다른 플랫폼보다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인터뷰 전문을 실었다.
-서비스 소개 부탁드린다.
“팟빵은 팟캐스트 플랫폼이다. 유사 경쟁 서비스로 ‘포켓캐스트’ 같은 해외 앱이 있다. 이들은 ‘팟캐스트 캐처’라고 한다. 수만개 팟캐스트를 알아서 등록하고 관리해주는 피더 역할을 한다. 팟빵에도 그런 기능은 있다. 다만 유저들이 골라 등록하는 게 아니다. 처음부터 호스팅과 결합된 상품이다. 팟캐스트 에피소드 생성부터 실제 서비스까지 한다. 청취자 독자한테는 분야별로 나열해서 어떤 게 인기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오디오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정리해 보여주는 것까지 하는 플랫폼이다.”
-가입자 수가 300만 가까이 된다고 들었다. 현황은 어떤지.
“앱 다운로드 수는 300만이 좀 안된다. 280만 근처가 된다. MAU라고 해서 월간 실 사용자 수는 50만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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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에 다양한 국적의 청취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 알제리 같은 나라에서도 듣는다.
“맞을 것이다. 순위 높은 팟캐스트에서는 해외 사용자 비율이 꽤 높다. 고국의 향수병을 가진 청취자들이다. 이들은 영상 콘텐츠도 보지만 한국의 단파 라디오 때부터 들었던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과거에는 라디오였다면 이젠 팟캐스트인 것 같다. 문의가 많다. 회원 가입도 많다.”
-지금까지 개설된 에피소드가 9000개 정도 된다고 나왔다. 활성화 정도는?
“30% 정도라고 보면 된다.”
-IT기업 CEO 치고 나이가 있어 보이신다.
“공학을 전공했다. 대학원까지 마쳤다. 완전고용의 마지막 수혜세대다. 88학번. 회사들이 와서 데려가려고 했던 때다. 대우차 기술연구소에서 자동차 설계를 2년 정도 했다. IMF 구제 금융 때 평생 직장이란 틀이 무너졌다. 그때 희망퇴직해서 나왔다. 98년에 같이 나왔던 친구중 일부가 인터넷 창업쪽으로 돌아섰다. 벤처 붐이 일던 때다. 그때도 나이가 꽤 어리지 않았으니까 지금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나이가 있는 편이다.”
-팟빵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12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팟캐스트의 시작은 ‘나꼼수’로 했다. 팟캐스트 사업도 ‘나꼼수’로 시작했다.
과거 대우자동차에 있다가 IT 쪽으로 옮겨 간 이유는 PC 통신을 오래 했기 때문이다. PC통신 유명인들이 웹으로 옮겨가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히스토리를 아니까 ‘나도 뭘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잘 하면 사업 아이템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까지는 팟캐스트 자체를 몰랐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나꼼수를 들은 게 4회차다.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회자되는 것을 알게 됐다. 나꼼수는 8회차 때 폭발적으로 알려졌다. 주진우 기자가 들어왔던 때다.
3회차를 듣고 사람들이 이 콘텐트를 어떻게 유통하나 살펴봤다. 아이폰 유저는 팟캐스트 앱이 내장돼 있다. 표준적으로 릴리즈 됐다. 거기서 추출된 mp3 파일이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유통됐다. 정보를 취득하는 능력에 따라 배포 받는 게 차이 났다. 이것을 빨리 표준화한 사이트나 게이트 하나로 묶으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와서 듣겠구나 생각했다. 서비스도 처음부터 거창하게 만들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동시에 1~2주만에 간단히 만들었다.”
-팟빵에 나꼼수 mp3 파일을 가져다 놓았던 것인지.
“아니다. 서버에 갈 수 있도록 링크만 제공했다. 그 당시에 트래픽이 너무 컸다. 그 파일을 가져왔다면 비용이 상당했을 것 같다.”
-팟빵 매니아가 있을 정도로 서비스는 성공했다. 성공하게 된 배경이나 비결은?
“아이튠즈에서 제공하는 팟캐스트는 앱, 영화, 도서 등이 동일한 형식으로 배포된다. 앱이나 도서는 다운로드 받고 별점으로 평점을 표시하고 소감만 남기면 끝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일으키는 게 아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는 지속적으로 구독을 하는 구독자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는 게 없었다. 팟빵의 팟캐스트 모델은 순위에 대한 부분, 어떻게 반영된다는 것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그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사람과 구독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청취자 간 관계를 강화했던 게 사랑 받아온 (비결)이 아닐까.”
-영상에 대한 부분은? 트래픽 부담이 커서 주력하지 않나?
“트래픽 부담도 있다. 비디오 영상 분야가 메이저, 오디오가 마이너로 취급받는 것 같아 영상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사업 전개 양상에 있어 영상은 헤비한 슈퍼 플레이어들이 많다. 그들을 이기기 힘들다. 한정된 분야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오디오에서 확실히 선두가 되고 1등이 되자’가 전략이다.”
-팟캐스트는 음성 중심의 매체다. 모바일 시대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기대를 무척 많이 하고 있다. 머리 끈을 질끈 매고 노력하고 있다. 꼭 살려야 한다. 부연하자면 원래 워크맨, CD플레이어 등의 (듣는) 시장이 있었다. 오디오 콘텐츠를 청취한다는 것은 다른 일을 하면서 멀티 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거지를 하면서 들을 수 있다. 빨래를 개면서도 들을 수 있다. 공부를 하면서도, 출퇴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오디오다. 뇌의 반 정도를 나눠 쓸 수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 같다.
-모바일 세상이 돼도 오디오는 환영 받는다?
“당연하다. 사물인터넷(IoT)나 커넥티드카에서는 오디오 콘텐츠나 오디오인터페이스가 비디오보다 더 중요하다. 불을 켜라 등의 명령을 하고 오디오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팟캐스트 같은 서비스가 들어갈 여지는 더 많아진다.”
-경쟁 서비스라고 할 만한 게 있는지.
“조금은 공격적으로, 자부심 있게 말하자면, 팟캐스트 앱을 놓고 경쟁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것은 없다. 경쟁 삼아서 나가야 하는 게 라디오가 아닐까 싶다. 기존 라디오 청취자들, 오디오 청취에 익숙하신 분들에 ‘더 재미있는 게 있습니다’라고 알려드리는 게 첫번째다. 유튜브도 레드를 통해 오디오 콘텐츠를 잘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이 나왔다. 고심하는 부분이다. 영상 쪽 서비스가 오디오로 진출하는 것에 있어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유튜브레드에서도 팟캐스트 시장 영역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 상당한 위협이 될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한편 콘텐츠 플랫폼 시장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 검색 포털이 정보 (유통)을 장악했다고 하지만, 콘텐츠에서는 다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자면 유튜브와 비슷한 플랫폼으로 비메오가 있다. 유튜브에 어떤 영상이 올라 왔을 때 직관적으로 ‘이건 유튜브에서 만들어졌다, 비메오에 올라왔던 것이다’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플랫폼에 따라 콘텐츠 형태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개인 방송으로 치면 국내에서 영상 기반의 아프리카TV가 있다. 소리로 하는 매체는 팟캐스트가 있다. 라이브냐 온디멘드(on-demand)라는 차이가 있지만, 콘텐츠 주제에 따라 (사용자 층이) 갈린다. 따라서 미디어 플랫폼이 장르를 전체 포괄해 가져가기 힘들다. 사용 형태와 UI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록 유튜브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가져간다고 해도 유튜브는 동영상 기반 구독·추천·히트 모델이다. 전체를 유니버설하게 만들다보면 팟캐스트라는 특징적인 부분을 담아내기 힘들다.”
-유튜브, 아프리카TV, 팟캐스트 구독자 마다 특성이 있는 것 같다. 팟캐스트 구독자들은 특히 지식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 같다.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면 진중한 면도 있다.
“팟캐스트에 시사 정치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3~4년 전에는 아프리카TV에도 시사 정치가 많았다. 그러다 다들 팟캐스트로 넘어왔다. 진중한 얘기를 아프리카TV에서 말하기 쉽지 않다. 매체의 캐릭터나 브랜드가 이미 만들어졌다. 때문에 누가 더 트래픽이 많다고 해서 유리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팟캐스트를 많이 들으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30대 남성이 대부분이다. 저변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
“30대, 40대 남자를 중심으로 확실히 사용자를 모았다. 시장도 정보를 취득하고 뭔가 지적인 것을 얻으려는 층이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려고 한다. 평생 교육의 개념처럼. 이런 것을 20대나 10대 후반도 들을 수 있는 스낵컬쳐 같은 것을 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들어올 것이라고 여기는 게 아니라 10대나 20대 사용자도 자연스럽게 포함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이런 이유로 하는 것인가? 성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
“시작한지 채 6개월이 안됐다. 15개의 인기 연예인들이나 셀럽(유명인)들의 방송을 소화하고 있다. 상당한 성과가 있다. 트래픽이나 순위도 많이 이끌어냈다. 팟캐스트를 하려는 셀럽들을 우리가 지원하고, 녹음·편집·기획을 한다. 이 분들이 성공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성공 팟캐스트의 노하우를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비결을 집약해서 얘기할 수 있나.
“많이 있다. 일단 팟캐스트는 방송이 아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다른 콘텐츠나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동영상이나 MCN도 각기 차별성이 있다.
팟캐스트가 라디오랑 굉장히 비슷하다. 그래도 팟캐스트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르다. 그동안 재능있는 여러 사람들, 방송에 규제돼 못 했던 것들을 털어내면서 만드는 사람은 희열을 느끼고 듣는 사람들은 굉장히 재미있어 한다. 셀럽들은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한다. ‘저 정도로 세게 얘기해도 되나’ 할 정도로 끼를 보인다.
앞으로 이게 경쟁력이다. 날 것의 콘텐츠, 이런 본연의 모습, 술자리에서 나올 법한 얘기를 동석해 듣고 싶은 욕구가 있다. 당연히 매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기존 방송보다 더 재미있고 관심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팟캐스트의 장점은 온디멘드이다. 라이브의 장점도 있지만 시간을 쪼개 원하는 시간에 구독해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이 기존 방송, 라디오와 다른 점이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면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웃겨야 하나, 지식을 줘야 하나. 셀럽들이 아닌 이상 지식을 주는 방송이 더 나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표적인 팟캐스트가 ‘지대넓얕’이 아닌가 싶다.
(지대넓얕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방송 이름으로 제작되는 유명 팟캐스트. 이들의 대화는 책으로 정리돼 출판까지 됐다)
“맞다. 식자들이 처음에는 지대넓얕에 대해 폄하했다. 특히 그 분야 전문가나 전공자들이. 간접적으로 들은 말이다. 그게 대단한 내용이라고 여겼다. 이러 내용을 지상파 콘텐츠로 했다면, PD는 해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대번에 잘렸을 것 같다.
그래도 대중의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수준 높은 방송이다. TV 라디오 수준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 맞춘다고 하지만 지대넓얕은 아주 똑똑한 고등학생 아니면 대학교 1~2학년 수준에서 들을 수 있고 희열을 느끼는 콘텐츠다. 웃기지 않으면서도 콘텐츠를 진중하게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팬이 생기고 있다. 이런 층을 소비해주는 팟캐스트 같다.”
-셀럽이 아니었다가 셀럽으로 뜬 팟캐스트도 있다. ‘이이제이’가 아닐까 싶다.
(이이제이는 국내 대표 시사·정치 팟캐스트)
“지금은 (이이제이 진행자들이) 셀럽이 됐지만, 초창기에는 사실 ‘듣보’로도 볼 수 있었다. 지금 팟캐스트에서 나온 형식을 기존 지상파가 카피해서 만드는 경우도 굉장히 많아졌다. 정치 시사 분야를 예능화해서 만드는 경우다. 팟캐스트의 영향력이다. 예컨대 JTBC의 ‘썰전’, TV조선의 ‘강적들’ 모두 팟캐스트 형태다. KBS의 ‘역사저널 그날’은 지대넓얕의 케이스다. 방송사 PD들이 팟캐스트를 엄청 듣는다. 모니터링하면서 형태를 캐치한다.”
-지난 11월에 팟빵 에피소드를 세어 봤다. 상위 100개중 98개가 최순실 관련 에피소드였다. 이슈를 소비하는 대중의 경향이 그렇게 나타나고도 볼 수 있다. 그래도 플랫폼 운영자 입장에서 한 이슈에 편중된다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
“부담스럽긴 했다. 그러나 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부분도 미디어 속성이 있다. 시사 정치 포션이 많은 것에 대한 부담으로 질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동안 부담스러웠다. 속성 자체를 오디오 콘텐츠의 총합이 아니라 미디어 속성을 갖는 오디오 플랫폼으로 본다. 종합 일간지와 같다. 일면에 정치 사회가 나오는 게 맞다. 언론 미디어의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치 시사를 담아내는 것을 숙명으로 여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란 곳이 있다. 방송 내용에 대해 심의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팟캐스트가 기존 언론보다 대두되지 않아 규제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혹여 정부 같은 데서 규제가 들어올까 하는 우려는 없을까.
예컨대 MBC가 라디오를 전파에 태우고 그것을 다시 팟캐스트로 만드는 것은 방송법에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MBC가 전파를 안태우고 별도의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주체는 MBC인데 전파를 안태웠기 때문에 규제하기가 모호하다. 앞으로도 그렇다. 따라서 (규제가) 작아지는 게 맞다고 본다.
아직 어떤 정치 세력이나 유불리에 따라 억압돼 들어오는 것은 없다. 다만 인터넷 상에서 정보통신 윤리, 청소년 보호에 관련된 것은 규제를 받는다. 인터넷 상에서 성인이나 심한 욕설로 일부 방송을 폐쇄한다거나 방심위의 결정을 이행하고 전달하는 일은 있었다.”
-팟빵은 뭘로 돈 버냐라고 묻기도 한다. 사업 매출은 어디에서 나오나.
“광고 매출이다. 배너 같은 이미지 광고도 있다. 오디오 광고 매출도 있다. 지금은 월마다 들락날락하지만 내년 이후에는 오디오 광고가 70%, 80%를 차지하도록 매출 비중을 만들 것이다.”
-호스팅 매출은 큰 부분이 아닌 것 같다.
“큰 부분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더 낮은 가격으로 책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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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중인 팟캐스트에 동영상을 올리려고 시도했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유튜브와 비교하면 가격과 성능 경쟁력이 낮다.
“동영상도 확실한 플랫폼이다. 트래픽이 많이 나올 수록 (플랫폼 사업자에) 좋은 것은 맞다. 그런데 아직 수익화가 돼 있지 않다. 호스팅비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동영상은 수익화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나간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유튜브처럼 영상 플랫폼을 통한 수익화가 가능하다면 트래픽이 아무리 높아도 상관이 없다. 우리는 오디오 콘텐츠 광고가 수익이다. 비디오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안은?
“그 부분도 가능하다. 우리가 동영상 부분까지 다 커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형 플랫폼과의 제휴도 가능하지 않나?
“전략적 투자 파트너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과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통신사 등이 우리 콘텐츠 파트너로 큰 파이를 갖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팟빵에는 콘텐츠가 있다. 대형 플랫폼 사이에서 ‘귀하신 몸’이 될 것 같다. 팟캐스트를 한 번 접해본 사람들은 이 매체에 대한 매력을 잘 안다.
“(음원과 달리) 저작권에 관계 없이 팟빵 콘텐츠는 메신저에 추천될 수 있는 콘텐츠다. 전달력에 있어 파급력이 클 수 있다.”
-팟캐스트가 카카오톡에 들어간다면 셀럽들 입장에서도 시장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 같은데. 콘텐츠 위력도 커질 것 같다.
“카카오톡 친구 같은 것과 유사하게 구독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오디오이든, 비디오이든 크리에이터들을 계속해서 구독해 갈 수 있는 방향이 좋은 모델이다.”
-오는 3월 라이브 팟캐스트를 출시한다고 했다. 어떤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나.
“팟캐스트는 온디멘드이다. 본인이 올리는 형식이다. 지금은 시국이나 정국에서 (라이브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뉴스 정치를 보면 반나절도 늦다. 시시각각 쏟아져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한 라이브 요구는 계속 나오고 있다. 대선이 언제될지 모르겠지만 팟캐스트 제작자 중에서 간간이 라이브로 스트리밍을 전달하겠다는 니즈가 있다. 기본적으로 온디멘드이지만, 진행자가 라이브를 언제 하겠다고 스케쥴을 걸어 놓고 구독자에 예고하면 그 시간에 라이브 온하면 연결되는 시스템을 생각중이다. 곧 공개될 것이다.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팟빵 서비스의 지향하는 바가 있으면 알려달라. 다양한 계획이 있을 것 같다.
“여러 경쟁 서비스 중에서 팟빵이 자리 잡았다. 위치를 잡은 게 개인방송이라고 했을 때 라이브가 아니라 온디멘드다. 녹음방송이 무슨 경쟁력이 있겠냐고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라이브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녹음 방송이 편한 사람도 있다. 화면이 아닌 방송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마음대로 못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이 연기자처럼 하지는 않는다.
녹음 방송, 오디오로 한정한다면 재능을 풀 수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여기에 붙일 수 있는 것이 여럿 있다. 국내에 성장되지는 않았지만 오디오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팟캐스트 안에서도 여러 분야가 나뉠 수 있다. 요새 일자리가 부족한 성우들의 역량도 가능하다. 텍스트로 돼 있는 것을 소리로 변환해주는 여지도 많다. 그런 식으로 아카이브가 만들어지면 다양한 형태의 음성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팟빵이 아니더라도 냉장고나 TV에서도 나올 수 있다. 모든 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와 연결된 곳에서 소리 콘텐츠를 내보내는 것, 그게 팟빵 안에 다 있다. 앞으로 사업의 꿈이다.”
-성공하는 팟캐스트에 대해 좀 더 해줄 말이 있는지.
“아예 전문적인 지식도 가능하다. 그 분야가 얼마나 버티컬하느냐에 따라 관건이 있다. 일단은 꾸준해야 한다. 초창기 팟캐스트는 주 1회만 해도 됐다. 지금 봤을 때는 주 1회가 하한선이다. 상위 팟캐스트들이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 기대가 있다. 최소 주 2회 정도 릴리즈 하지 않으면 힘들다. 발행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그런 부분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실제 전업으로 하는 곳도 꽤 많다. 경제 쪽에도 여럿 있다.
“경제 관련 팟캐스트는 이점이 확실하다. 타깃이 딱 맞다. 35세 남자가 70%다. 팟캐스트 분야 중에서도 주식, 경매, 공매, 부동산 같은 것은 잘 흡수된다. 경제 쪽에서 진행하다보면 광고주가 그 타깃을 잘 안다. 금융권 광고가 붙기도 한다. 직접 찾아와서 광고를 게재한다고도 한다. 작은 금액이 아니다.”
-앞으로 미디어 산업을 예상해 본다면?
“미디어라는 속성을 본다면 그게 모바일인지, 오디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매체의 형태는 무관하다. 한 가지 단서를 잡자면 참여다. 우리 팟캐스트가 어느 정도 참여를 얻었다면 참여 덕분이다.
공급자가 저 위의 제단에서 만들어 먹어라 던져주면 (대중이) 받아먹는 형태가 아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사이 주겔러(디씨인사이드 내 주식 투자자 게시판)들이 제보를 한다. 일부 엘리트나 윤전기, 전파를 갖고 있던 일부에만 집중됐던 게 풀어지는 것이다. 블로거처럼 개인 능력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군중 속에서 어떤 맥락을 만들어낸다면 새로운 미디어가 되지 않을까. 기사나 콘텐츠 자체가 개인적인 생각인지 다아니믹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