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아라"…제약사 M&A 불붙었다

  • 등록 2016-04-12 오전 6:30:00

    수정 2016-04-12 오전 9:05:3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국내 제약업체들의 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제약업체들은 신약 파이프라인이나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다른 제약사를 사들이거나 새로운 업종에 속한 회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영진약품, KT&G생명과학 흡수…유한양행, 美기업과 합작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003520)공업은 케이티앤지생명과학(KT&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대 0.6099199다. 최대주주는 두 회사의 기존 최대주주인 KT&G다. 합병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18일이다. 영진약품공업은 케이티앤지생명과학 합병을 통해 신약 개발과 경영 효율성과 관련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진약품은 현재 요추관협착증치료제 ‘오파스트’와 항생제 ‘세프카펜’ 등을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영진약품공업 관계자는 “제약사업의 통합 전략 수립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또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R&D인프라 강화도 이루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제약업체인 유한양행의 행보도 눈에 띈다. 유한양행은 지난 3월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소렌토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분자진단 전문기업인 바이오니아와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코스온에 각각 210억원과 150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해 대웅제약은 치료제 중심 의약품 제조업체인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29.7%(특수관계인 포함 때 37.1%)를 확보하며 실질적인 대주주로 올라섰다. 녹십자그룹도 자회사인 녹십자엠에스를 통해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세라젬메디시스를 인수했고 일동제약 인수를 시도했다가 무산됐다.

제약업종 긍정적 전망 때문…기업공개도 적극 추진

제약업체들의 M&A가 끊이지 않은 이유는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제약업종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룬 한미약품과 대기업집단으로 신규지정된 셀트리온 등의 제약사들이 성과를 내면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손꼽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정부 역시 올해를 ‘제약·바이오분야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해’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업종 특성상 실적 기복의 폭이 큰 만큼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는 꾸준한 신약 기술 관련 R&D 투자가 필요하다.

시장규모와 비교해 중·소규모 제약사들이 난립해있는 기형적인 시장구조도 한몫하고 있다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생산 규모는 16조 4194억원 수준이다. 이중 상위 20개사(7조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43% 정도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현재 의약품 제조업체는 600개 이상이며 도매업체 수까지 포함하면 3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제약업체들은 M&A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CJ헬스케어를 비롯해 하나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며 부광약품의 관계사인 안트로젠은 지난 2월 증시에 입성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들이 수익성 향상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M&A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구조조정 차원의 중·소 제약사 M&A도 종종 있다”며 “국내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산업 중 하나인 만큼 앞으로도 제약업체들의 M&A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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