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22회 SRE 설문 결과를 보면 자동차 업종을 바라보는 크레딧시장의 시각은 얼핏 모순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일관된 논리를 담고 있다. 자동차업종은 최근 6개월 내 업황이 나빠진 산업 7위에 올랐지만, 앞으로 1년 내 업황이 개선될 산업으로는 1위에 올랐다. 최근까지 우려감은 있었어도 앞으로는 시장 내 우려를 떨칠 만큼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22회 SRE에서 응답자 159명 중 6.9%(11명)가 자동차 업종을 ‘최근 6개월 내 업황이 나빠진 산업’으로 꼽았다. 특히 크레딧애널리스트 그룹은 12.7%가 ‘업황 악화 업종’으로 꼽아 4위에 오른 해운업과 같은 점수를 받았다. 자동차 업종이 최근 악화한 업종 순위에 들어간 것은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SRE 자문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7%로 지난해 말 7.4%, 2013년 7.7%에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것이 자동차시장 전반의 수요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국 내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도 저가형 지역 브랜드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압축되는데 이런 수요 트랜드 변화는 중국 지역 브랜드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소형차에 강점이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온 현대·기아차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0년 7.5%에서 지난해 9.0%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7월 말 기준으로는 7.9%로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당장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진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업 역량이 떨어지긴 했지만, 완성차 회사의 우량한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 현지 전략 차종과 SUV 라인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내수 부양을 위해 지난달부터 내년 말까지 배기량 1600cc이하 소형차의 취득세를 10%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현지 주력 차종이 소형차인 것을 고려하면 희소식인 셈이다.
국내 시장에선 신차 효과와 함께 올해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차량 구매가 늘어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 규모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 규모는 총 14만 6000여대로 전년동기 대비 20.3%가 늘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문의: stoc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