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기업]④가구가 아닌 공간을 팝니다

국내 최대 가구 매장 한샘 부산 센텀점
테마별로 100개 공간 특징..연매출 5백억 돌파
  • 등록 2013-05-30 오전 7:58:00

    수정 2013-05-30 오전 7:58:00

[부산=이데일리 민재용 기자]“서재는 이렇게 꾸미는 게 좋겠는데, 아들방에는 이 책상이 잘 어울릴까?”

결혼 후 15년 만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이사를 앞두고 있다는 김성의(46·女) 씨의 발걸음은 한 없이 가벼웠다. 침실, 거실, 주방 등 테마별로 가구가 배치된 다양한 공간(room)을 이리저리 누비던 김 씨는 마음에 드는 가구를 발견하면 메모해 뒀다가 다시 다른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한샘 부산 센텀점 내부. 아파트 내부를 그대로 재현해 가구를 배치했다.
지난 26일 가구·인테리어 매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지하 5층, 지상 8층, 연면적 2만3600m²)인 한샘(009240) 부산 센텀점을 찾았다. 평소 ‘가구를 파는데 그렇게 큰 규모의 매장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은 센텀점을 찾고 180도로 바뀌었다.

한샘 부산센텀점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공간’으로 요약된다. 가구뿐 아니라 조명, 소품에 이르는 모든 인테리어 아이템이 침실, 거실, 자녀방, 부엌 등 주택을 구성하는 기본 공간별로 전시돼 있어 고객들의 원스톱 쇼핑을 돕는다.

김무현 부산직매장 가구팀장은 “가구 단품이 아닌 공간을 판매한다는 모토로 센텀점에는 침실 거실 주방 등 100개의 공간(room)을 꾸며 놓았다”며 “고객들은 다양한 공간 속에서 여러 가구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집안 꾸미기 아이디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샘의
▲고객들이 부엌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서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
공간 어필 전략은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침대나 소파 등 단품 가구를 사려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공간 속에 배치된 침대와 소파를 보고 이에 어울리는 옷장과 테이블 등도 덩달아 사가는 패키지 판매가 늘고 있는 것.

이러한 경향으로 센텀점은 지난해 분기당 11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한샘 매출 증대의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샘 부산 센텀점은 국내에 곧 진출하는 글로벌 가구사 이케아에 대비한 측면이 강하다. 이케아는 교외 창고형 매장을 컨셉으로 전 세계 가구 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경기 광명시에 내년 말 첫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샘의 부산 센텀점이 이케아를 대비하고 있지만 이케아의 기존 매장과는 여러모로 대비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센텀점의 도심 속 백화점식 고급 매장 컨셉은 교외 창고형 이케아 매장과 대비된다. 또 공간별로 가구를 전시해 패키지 판매를 유도하는 전략도 종류별로 같은 상품의 가구를 한데 모아놓고 싼값에 단품 가구를 구입하도록 하는 이케아의 전략과도 상이하다

하지만 한샘은 이케아와 다른 자신들의 전략이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더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30만명이 방문해 연 매출 500억원을 올린 센텀점의 성공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

김무현 팀장은 “전문 영업사원의 1대1 맞춤 상담, 물류 시공 서비스 등 고객형 맞춤 서비스는 이케아가 따라올 수 없는 한샘 만의 장점”이라며 “이케아가 진출해도 한국 시장의 주도권은 한샘이 계속 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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