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을 거듭해오던 거대 포털들은 경기 불황이란 변화된 환경에 발맞춰 대표이사를 전문 경영인으로 교체하고 성장보다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직 개편이나 회사 분할 등으로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고, 다가오는 모바일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새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035420)과 다음(035720)은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대기업이나 일선 경영 현장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전문 경영인을 CEO로 새로 영입했다.
SK컴즈(066270)도 작년 7월 미국 MIT 경영대학원과 SK텔레콤 출신 주형철(44) 대표가 취임해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 전문가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세대교체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최휘영, 석종훈 대표라는 언론사 기자 출신 CEO를 내세워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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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인터넷 벤처기업에선 최초로 작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에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했다.
코스피에서 NHN 시가총액은 지난 6일 종가기준 6조4732억원으로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석종훈 대표는 토론게시판 아고라를 포함한 `미디어다음` 등 뉴스 서비스를 크게 육성시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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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은 1위 포털 네이버 뉴스면 보다 트래픽에서 앞서는 다음의 주력 서비스.
아고라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 정치, 경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네티즌 소통과 참여를 증폭시켜 인터넷 여론 형성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NHN은 경기 침체로 작년 3분기에 창사이래 처음으로 역성장세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매년 발표하던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예외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다음도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본사기준으로 30% 이상 급감하기도 했다.
◇전문 경영인 CEO로 한계극복
주요 포털 대표이사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이들 기업들 경영 전략도 수정될 전망이다. 본격화되는 경기침체와 새 정권 들어 강도가 심해지는 인터넷 규제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 등 체질개선에도 나섰다.
NHN은 신임 대표로 법조계 출신을 내세워 경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대기업 LG에서 주요 경영현안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 온 김상헌 씨를 수장으로 내세워 사이버모욕죄 도입, 모니터링 의무화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인터넷 규제법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NHN은 신임 대표 내정과 함께 회사 분할을 통해 경영 효율화와 합리화도 추진했다. 오버추어 같은 검색광고영업 전문기업 NHN IBP를 설립하고 변화된 인터넷 환경에 맞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다음도 미국 와튼스쿨 MBA(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라이코스코리아 최고재무관리자(CFO) 등을 역임한 최세훈 씨를 역임해 전문 경영기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조직 중 업무 연관성이 높은 본부와 부서간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고 각종 규제도 법제화되면서 경영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네이버와 다음이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는 것도 이러한 상황에 순발력 있게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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