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늘만 같다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할 것 같은 하루였다. 나흘간 지수 급락을 이끌며 시장을 짓눌러왔던 3대 악재들이 한 방에 해소되면서 지수는 한 번 뒤돌아 보지도 않고 달렸다.
제일 먼저 월마트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의 둔화 걱정을 걷어냈다. 월마트의 4분기 실적 전망 상향은 유가 급등과 집값 하락 속에 다가오는 연말 쇼핑 시즌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진정시켰다.
유가 급락도 여기에 장단을 맞췄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에 유가는 3달러 이상 추락, 91달러대로 떨어졌다.
경제 상황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할 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분석 속에 월가에서는 낙관론마저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뒤이어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등장, 연일 악재를 토해내며 시장을 불안에 떨게 했던 신용 우려감을 걷어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여름부터 줄기차게 떨어져 매력적인 가격대에 진입한 금융주들의 랠리 본능을 일깨웠다.
세번째 주인공은 애플이었다. 애플이 중국에 아이폰을 공급할 것이라는 소식은 미국 경제 둔화에 따른 IT 수요 증가 둔화 걱정에 밀려났던 기술주들의 랠리를 촉발했다.
미국 성장이 경제가 둔화된다고 해도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IT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일 것이라는 일깨움이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를 뒷받침했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이 모든 호재들이 `하루만의 반짝 이벤트`라면 어쩌나 하는 점. 밀러 타박의 피터 부크바 스트래티지스트는 "중요한 것은 반등의 여부보다 이날의 반등이 하루만의 이벤트(one-day event)로 끝날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