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급등락장을 연출하며 투자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주식시장에도 봄 기운이 완연하다.
전문가들은 3월 증시는 최근 두 달여 동안의 조정흐름에서 벗어나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금리와 환율, 유가 등이 반등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3월 중순부터 가시화될 실적시즌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고 수급 여건이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도 변수로 꼽았다.
◇ 3월말 미국 FOMC 주목
3월 증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글로벌 금리정책이다.
특히 3월28일로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글로벌 경기전망과 환율, 유동성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그린스펀에 이어 버냉키 신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수행하는 첫 회의라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금리인상 기조가 조기에 마무리될 확률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의 지속 여부와 함께 통화당국의 시그널에 따라 증시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인상을 전제할 경우 시장은 또 하나의 복병으로 만나게 되는 셈"이라며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패턴이나 국내 콜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자금의 행보, 일본 통화정책의 변경 시점 등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환율 급락은 수출 채산성 악화와 함께 기업의 실적부진으로 직결되는 만큼 투자심리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미국의 금융정책 변화에 따른 위안화 절상 압력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 등 원화절상 요인이 부각되며 환율이 재차 변동성 확대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1분기 실적전망 `흐림`
국제 유가도 언제든지 다시 들썩이며 증시를 뒤흔들 수 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하던 국제 유가는 올 1월에는 68달러로 20% 가까이 치솟은 바 있다.
최근에는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긴 하지만 이란 핵논란과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에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에 대한 테러 시도마저 이어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전망도 어둡다. 1분기중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어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며 "3월 중순 이후 주요 변수로 부각될 국내외 실적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 주식형펀드 주춤..수급도 변수
수급 여건도 만만치 않다.
최근 급락장이 진정되면서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작년 하반기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친다. 실제로 최근 5일간 일평균 자금유입액은 525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3월말로 예정된 `판교청약`도 변수다. 증시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은 낮지만 시중자금이 분산됨으로써 증시로의 자금유입 효과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크게 둔화되며 단기적으로 수요기반에 균열이 생긴 것 같다"며 "신규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신권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키움닷컴증권 연구원도 "지난 1~2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자금이 현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이동했다"며 "향후 유동성 보강을 위해서는 증시의 선행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상욱 대투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 상장 등 잇단 대규모 공모와 상장이 물량 우려를 낳고 있지만 추가적인 물량 출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