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한화갤러리아(452260)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백화점이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으로 MZ세대의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행태를 가리키는 말)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샤넬, 에르메스 등 고가의 해외 수입 명품 브랜드가 아닌 특별한 디자인의 국내 브랜드에 열광하는 소비자 수요를 간파, 명품 일변도의 백화점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 지난 22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전경. (사진=독자 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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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내달 5일까지 ‘폴리테루’(POLYTERU)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폴리테루가 전통 유통 채널과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팝업 첫 날인 지난 22일 백화점 앞은 폴리테루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줄을 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찍부터 줄을 선 고객들은 백화점 앞에 텐트를 치고 밤을 새웠다. 이날 오전 현장에는 약 3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 갤러리아백화점 폴리테루 팝업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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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테루는 지난 2018년 론칭한 국내 브랜드로 동북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서 포착한 요소를 반영, 섬세하고 감도 높은 디자인과 고품질의 제품으로 패션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정판 제품은 판매 개시 즉시 ‘완판’ 딱지가 붙는다. 폴리테루는 ‘희소성’과 ‘개성’을 무기로 가치 소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 사이에서 ‘30초 완판 신화’, ‘웃돈(플미) 100만원)’이 붙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폴리테루가 지난 6월 선보인 ‘퍼티그’ ‘블리치’ 라인의 팬츠 신제품은 남성의류 인기검색어 1위로 출시 전후 퍼티그의 검색량은 2295%, 블리치는 513% 폭증했다.
팝업 매출도 웬만한 명품 브랜드 하루 매출 수준을 뛰어넘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22일 폴리테루 팝업 첫날 매출은 1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갤러리아백화점은 폴리테루 팝업을 기념해 ‘1011 갤러리아 스타디움 재킷’ ‘퍼티그 스웻 팬츠’ 등 인기 상품을 판매 중이다.
| 지난 2월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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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팝업 유치로 매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패션 인플루언서 조영민 대표가 설립한 ‘떠그클럽’ 팝업에 이어 2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언더마이카’ 팝업을 유치하는 등 매달 새로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어가면서 MZ세대 사이에서 패션의 성지로 떠올랐다. 떠그클럽과 언더마이카 팝업은 2~3일 사이 각각 9000만원, 1억4000만원의 매출을 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2030대 상품기획자(MD)가 그 세대의 유행을 반영한 인기 높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MZ세대의 오픈런을 이끌고 있다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 유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난 1월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앞 ‘떠그클럽’ 오픈런 대기줄에서 조영민 떠그클럽 대표가 고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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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업계에서는 명품 일변도의 백화점 트렌드에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은 호재라고 분석했다. 국내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가운데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유치하는 것이 백화점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일명 ‘도메스틱 브랜드’는 개성과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명품보다 모시기 어렵다”며 “명품관이라는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대신 K패션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을 열은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