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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06% 하락하며 33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장중 58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후 43.41% 빠진 가격이다. 이달 들어 21.12%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인데 포스코퓨처엠(003670)과 엘앤에프(066970) 등 상반기 가파른 상승세로 양극재 3대장으로 불린 다른 종목도 비슷한 양상이다.
양극재 종목이 흔들리면서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 역시 하락 중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10.26% 빠지며 주요 테마지수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05%, 코스닥 지수는 2.11% 하락했다.
7월 맹렬히 오르던 양극재 테마주의 주가가 흔들리는 것은 하반기 들어 수요 둔화가 가시화되는데다 가격 역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양극재 업체들의 증설이 본격화되며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리스크다. 글로벌 양극재 시장을 주도하던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침체에 빠져 있으나 반등을 위한 재료는 남아 있다. 엘앤에프의 경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다. 코스닥 기업의 코스피 이전은 인지도 및 신뢰도 상승과 주요지수 편입에 따른 펀드 자금 유입 등을 고려해 호재로 평가된다. 당분간 공매도 타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각 시장 대형주들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여전히 비싸다” “상승 여력 없을 듯”…증권가 우려 여전
2차전지 테마, 특히 양극재 관련주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증권가의 평가는 여전하다. 중국 업체는 물론 유럽과 일본의 양극재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10조원대에 머무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필요 이상으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종가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32조3233억원, 포스코퓨처엠은 35조2457억원, 엘앤에프는 8조5707억원 수준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일부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는 개인투자자, 신규 ETF 출시, 쇼트 스퀴즈 등 수급적인 요인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며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과한 프리미엄을 받았다”며 “현재 주가는 2027년에서 2030년 실적이 선 반영된 수준으로 당분간은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고 단기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1년이 지나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과도한 프리미엄을 받았던 양극재 테마의 밸류에이션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양극재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확보된 물량으로 빠르게 증설하며 외국 경쟁업체 대비 고성장하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프리미엄 강도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