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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교사는 폭행 당시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맞고만 있다가 10여대를 맞고 나서 정신을 차리게 됐다”며 “아픈 것보다 아이들 앞에서 맞았다는 수치심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는 B군을 못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매일 잘못되는 꿈을 꿔 너무 무섭다”며 “이러한 폭력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옮겨갈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겼다”고 전했다.
8년 차인 A 교사는 “이번 일로 직장과 꿈을 포기하는 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때문에 교감 선생님을 포함한 동료 선생님들과 해결 방법을 강구하고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3학년 담임을 맡은 A 교사는 지난달 12일 수업 시간에 반 학생인 B군으로부터 얼굴과 몸을 맞는 등 폭행을 당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가슴뼈 등을 다쳐 전치 3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고 현재 병가를 내고 치료 중이다.
B군은 개학 첫날 같은 반 학생 여러 명의 멱살을 잡거나 때려 학교 폭력으로 신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실 유리창을 깨려고 해 다른 교사로부터 제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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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를 당했지만 유죄를 확정받는 경우는 신고 비율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 근무 교사 624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8.2%가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와 이후 사안 처리에서 교권침해가 발생한다고 했다.
응답자 61.7%는 아동학대 신고(민원)을 직접 받거나 동료 교사의 사례를 본 적 있다고 했으며 신고를 직접 받았다고 한 교사가 소속된 학교급은 특수학교가 28.8%, 유치원이 21.2% 등 순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가 실제 아동학대 신고를 받았다는 응답은 9.7%였지만 신고가 된 동료 교사의 사례를 본 적 있다는 응답은 57.7%에 달했다.
“교보위 개최는 교권 침해의 10%에 불과”
아울러 A 교사는 학부모가 교사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고 교사마다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보위나 아동학대 신고로 수사기관에 조사받아야 할 때 변호사와 상담하고 동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교사노조는 “교보위가 개최된 것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 침해 사례의 10%에 불과하다”며 “아동학대 신고가 교사를 공격하는 무기로 변질해 A 교사처럼 교보위 신청을 쉬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보위의 정상화를 비롯해 현장 일선에 있는 교사들의 인권과 안전이 완벽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열린 교보위는 2020년 72회, 2021년 98회, 2022년 84회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에는 지난 5월까지 교보위 46회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