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의 한 식당에서 뉴욕특파원단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게 마치 잘못인 것처럼 만들었다”며 이렇게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제3자 변제 방안을 두고 “한국이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안”이라고 평가하면서 “다음 정부가 이를 뒤집는다면 신용이 없는 나라처럼 보일 것이고 뒤집지 않는다면 국내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참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에 너무 큰 짐을 지운 것”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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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는 윤석열 행정부의 대(對)중국 외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동맹이라는 점을 중국에 미리 얘기하면서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최상목 청와대 경제수석이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국의 대안 시장’을 거론한 것을 두고 “그런 말을 먼저 하는 것은 손해”라고 지적했다. 중국을 향해 설득을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도발을 했다는 뜻이다.
이 전 총리는 그러면서 “중국과 협력할 경우에도 경제 의존도를 낮춰가는 것이 긴요하다”며 “여기에서 의존도가 높아지면 예속되고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대미 외교에 대해서는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것이 외교의 본질”이라며 “이전에는 다 그렇게 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퍼주기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읽힌다.
이 전 총리는 다만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이 전 총리는 다음달 초 미국을 떠나 잠시 독일을 거쳐 다음달 말 귀국할 계획이다.
이 전 총리는 귀국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민주당 내 극심한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당내 문제는 여의도에 있는 분들에게 맡기면 된다”며 “지금은 국가적인 문제에 대해 집중할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