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사주를 직접 처분(신탁계약 제외)한 상장사는 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곳이 처분을 실행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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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부 대형주들이 자사주 처분에 잇따라 나서면서 주주들이 비판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035720)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올해에 들어 세 번에 걸쳐 대규모 자사주 처분 결정을 공지했다. 이달 29일에는 102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 처분 주식수는 9만7761주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10일과 24일에도 각각 1억7186만원, 3269만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 결정을 내렸다. 처분주식수는 10일 1996주, 24일 353주였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올해 들어 2번에 걸쳐 자사주 처분을 확정했다. 이달 24일에는 7억6075만원, 지난달 9일에는 3792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처분예정 주식수는 각각 4861주, 240주다.
자사주 처분 결정 후 주가 하락세…주주가치 희석 우려
이처럼 대형 상장사들이 연이어 자사주 처분에 돌입하자 주주들은 “자사주 소각도 아닌 처분이 웬 말이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글로벌 경기 둔화를 비롯해 지정학적 리스크로 증시가 하락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자사주 처분으로 유통 물량이 늘어나면 기존 주주들은 가치가 희석되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체들 “우수인재 확보 목적”…전문가들 “장기적 이점 봐야”
이 같은 주가 흐름에도 업체들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경쟁 업체로 우수 인재가 이탈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업체들은 일제히 자사주 처분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임직원 대상으로 스톡옵션 및 상여를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자사주 처분이 호재는 아니어도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유망한 인재를 보유해야 기업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 처분이 주주가치를 희석하는 효과가 없지 않다”면서도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자기들이 스톡옵션을 갖고 있으면 보상도 커지고 결국에는 주주가치도 일치하는 방향으로 가게 돼 스톡옵션의 긍정적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